04_Fake it till you make it.

지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잘하는 척해보자.

by 양념테이프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의 힘.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진득하게 해 본 적이 없다. 아파트 복도에서 엄마랑 롤러스케이트를 처음 탈 때에도, 아빠랑 자전거를 탈 때에도, 20살 무렵 대학 동기들이랑 오빠들이랑 자전거를 연습할 때에도 내가 계속했던 말은 “안될 것 같아. 못하겠어. 그냥 포기할래.”였다. 넘어지는 게 무서웠고, 넘어질까 봐 내가 먼저 멈추거나 주저앉았다. 스피드가 무서워서 놀이공원에서 무서운 기구를 타지도 못하고, 스릴이라고는 1도 즐기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하하하하 웃으면서 즐길 때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부러워하는 입장이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두려워서 학원도 한번 다니면 옮기질 않았다. 직장생활도 짧았지만, 주변에서 말을 해도 이직을 시도하지도 않았다.


전공을 선택하면서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을 잘 구별해야 할 때, 나는 정말 동경하고 좋아했던 음악이나 디자인 대신, 조금 더 현실적인 건축설계를 택했다. 건축은 정말 종합 예술을 다루는 분야라서 작업하는 과정이 정말 나에게 흥미롭고 재미있고 설레는 시간이었지만, 능력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믿도 끝도 없이,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 영어였다. 수능 점수도 별로였고, 그렇다고 해외여행을 가서 유창하게 대화를 하는 수준도 아니었다. 그런데 나의 근자감은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할 때마다 잘한다는 칭찬을 듣기도 하고, 내가 즐겁게 했던 감정이 잘 쌓여있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유일하게 다시 시도해 볼 용기가 나는 곳이었다.


Fake it till you make it. 잘하지 못해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잘할 거라고 믿고 잘하는 척을 하면 잘하게 된다. 나는 이제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 잘 안다. 잘한다고 생각하고 잘하는 척하면, 뇌는 계속 잘하려고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그럼 태엽이 딱 맞물려 굴러가게 되니, 내 실력이 의심스러운 순간이 오더라도, 다른 사람의 실력이 부럽더라도, 묵묵히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훈련에는 주저 없이, 고민 없이, 생각하지 말고 일단 행동을 해야 한다. 그럴 때 이 근자감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를 못 믿겠으면 뇌과학을 믿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믿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잘하고 있다고. 그리고 잘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나는 너를 믿는다고. 처음엔 이런 말이 뜬구름 잡고, 그냥 나를 우쭈쭈 해주는 소리처럼 들렸지만, 그런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진 힘을 이제는 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잘 안 되는 것 같다면, 잘한다고 생각하고, 그것도 힘들다면 잘하는 척해보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3_영어라는 울타리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느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