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시 필사] 처서 모기

물린데도 없는데 자꾸만 몸을 긁었다

by 그레이스

처서 모기

- 권대웅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데

서리가 내리고 입동이 지나갔는데도

어디선가 날아와 문다 자꾸 문다

팔다리 몸통까지 뒤틀며 등짝을 긁는데

물린데도 없는데

왜 자꾸 긁느냐고 아내가 묻는다

이렇게 따갑고 가려운데

그러면 누가 와서 무는 것일까

윙윙 왱왱

어둠 속에 입이 삐뚤어진 모기들이 날아다녔다

너의 피가 필요한 모기

그래서 더 험악하게 물고 헐뜯는

뒤틀린 모기 입들이 무서워

허공에 팔을 헤저으며 나는 그들을 쫓았다

머릿속 어딘가가 가려웠다

마음속 어딘가가 절룩절룩 아팠다

물린데도 없는데 자꾸만 몸을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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