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으로 확장하는 퍼블릭

하이퍼스케일러의 하이브리드 전략

by Yameh

안녕하세요.

오늘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거인들이 프라이빗 클라우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걸까요?

한 번 같이 알아보시죠.




"클라우드로 오세요!"를 외치던 거인들이 이제 거꾸로 "여러분의 데이터센터로 찾아가겠습니다!"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AW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한 이들이 왜 갑자기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제품을 쏟아내고 있을까요?


표면적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규제, 보안, 데이터 주권, 그리고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문제로 모든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로만 갈 수는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죠. 하지만 그 이면에는 더 깊은 전략이 있습니다.

고객이 어디에 있든, 자신들의 기술과 운영 방식 안에서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 이는 고객에게는 편의성을, CSP에게는 생태계 확장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전략입니다.


이번 화에서는 세 거인과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현하는지, 그 대표적인 솔루션과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Microsoft Azure: 경계를 허무는 통합 전략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이미 수많은 기업이 Windows Server, Active Directory, SQL Server 등 MS 기술 스택을 사용하고 있다는 강력한 기반 위에서, Azure의 경험을 온프레미스까지 자연스럽게 확장합니다.


Azure Stack: 데이터센터 안의 Azure

Azure Stack은 퍼블릭 Azure의 핵심 기능과 인터페이스를 고객 데이터센터에 그대로 이식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입니다. MS가 인증한 하드웨어 위에서 작동하며, VM 배포부터 스토리지, 네트워크 관리까지 퍼블릭 Azure와 거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규제 때문에 퍼블릭을 쓰지 못하는 금융권이나 공공기관은 이제 데이터센터 안에서도 Azure와 똑같이 작업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는 퍼블릭에서 테스트한 애플리케이션을 거의 수정 없이 온프레미스의 Azure Stack으로 배포할 수 있고, 운영팀은 하나의 도구로 양쪽을 모두 관리할 수 있습니다.


Azure Arc: 모든 것을 Azure로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Azure Arc는 온프레미스 서버뿐만 아니라 AWS나 GCP 같은 다른 클라우드의 자원까지도 하나의 Azure 포털에서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통합 관리 플랫폼입니다. 마치 경쟁사 클라우드 위에 Azure의 관리 레이어를 얹는 것과 같죠.


보안 정책, 접근 권한, 모니터링을 Azure 기준으로 통일할 수 있습니다.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운영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복잡한 관리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모든 인프라가 Azure의 관리 방식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고객의 인프라가 어디에 있든, 궁극적으로는 Azure의 기술과 관리 방식으로 통합하겠다는 것입니다.


AWS: 퍼블릭 경험의 물리적 확장

오랫동안 '클라우드는 퍼블릭'이라는 철학을 고수해 온 AWS 역시 현실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규제나 초저지연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결국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 경험을 고객의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AWS Outposts: 고객 안의 작은 AWS 리전

AWS Outposts는 AWS가 직접 설계하고 관리하는 하드웨어 랙을 고객의 데이터센터나 코로케이션 시설에 물리적으로 설치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이 하드웨어 위에서는 EC2, S3, RDS 등 핵심 AWS 서비스를 퍼블릭과 동일한 API, 동일한 콘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고객이 하드웨어를 소유하지 않으며, 운영도 AWS가 원격으로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고객사 안에 설치된 작은 AWS 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퍼블릭 AWS를 쓰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업하면서도, 데이터는 자신의 데이터센터에 두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Local Zones & Wavelength: 고객 근처로

Outposts가 고객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라면, AWS Local Zones와 Wavelength는 AWS가 고객 '근처'로 다가가는 방식입니다.


Local Zones는 서울, 부산 같은 대도시 인근에 소규모 AWS 인프라를 구축하여 지연 시간에 민감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합니다. Wavelength는 통신사의 5G 네트워크 엣지에 AWS 컴퓨팅 인프라를 직접 배치하여 자율주행이나 실시간 스트리밍 같은 초저지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합니다.


AWS의 전략은 일관됩니다. 하드웨어 설치든, 엣지 확장이든, 고객이 어디에 있든 결국 AWS의 운영 방식과 도구 체계를 그대로 사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Google Cloud: 운영 철학의 이식

구글은 AWS나 MS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갑니다. 하드웨어를 고객에게 보내는 대신, 쿠버네티스(K8s) 기반의 운영 방식 자체를 고객의 환경 어디든 이식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그 중심에 Anthos가 있습니다.


Anthos: 어디서나 동일한 운영 경험

Anthos는 특정 하드웨어나 인프라에 종속되지 않는 운영 플랫폼입니다.

고객은 Anthos를 온프레미스 서버 위에도 설치할 수 있고, AWS나 Azure의 쿠버네티스 클러스터 위에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설치하든, 구글의 GKE(Google Kubernetes Engine)와 동일한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고, 정책을 관리하며, 서비스를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AWS와 Azure가 자사의 하드웨어나 기능을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라면, 구글은 '운영 방식'이라는 소프트웨어 레이어를 확장하는 전략입니다. 고객은 원하는 인프라를 자유롭게 선택하되, 그 위에서 일하는 방식은 구글의 쿠버네티스 생태계를 따르게 됩니다.


구글의 전략은 표면적으로는 가장 개방적이고 중립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쿠버네티스라는 생태계를 통해 결국 Google Cloud의 운영 철학과 도구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정교한 형태의 생태계 확장입니다.


Alt-Cloud의 대응: 우리도 하이브리드

하이퍼스케일러 3사 외에 Oracle, IBM, Alibaba Cloud 및 국내 CSP들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특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Oracle: Cloud@Customer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OCI) 인프라와 서비스, 특히 강력한 Exadata DB를 고객 데이터센터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오라클 DB를 이미 사용 중인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IBM: Cloud Satellite
자사 클라우드의 관리 플레인을 온프레미스, 엣지, 다른 클라우드 등 어디든 확장하여 일관된 운영을 제공합니다. 레드햇 인수 이후 OpenShift를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Alibaba Cloud: Apsara Stack
자사 기술 스택을 고객 데이터센터에 구축하며, 특히 중국 및 아시아 시장의 규제 준수에 강점을 보입니다.


네이버클라우드: Neurocloud
국내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처럼 망분리 환경과 데이터 주권 요구가 강한 곳을 타겟으로 하드웨어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이들의 전략 역시 하이퍼스케일러들과 마찬가지로, 고객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자사 생태계 안에서 운영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주요 CSP의 하이브리드 전략 비교

각 CSP의 접근 방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WS

접근 방식: 기능의 물리적 이식

대표 솔루션: Outposts, Local Zones, Wavelength

하드웨어 제공: ○ (AWS가 직접)

특징: AWS 서비스와 API를 그대로 온프레미스에서 사용

생태계 종속도: 매우 높음


Microsoft Azure

접근 방식: 기능과 운영의 물리/논리적 통합

대표 솔루션: Azure Stack, Azure Arc

하드웨어 제공: ○ (인증 하드웨어)

특징: Azure 경험을 온프레미스와 타 클라우드까지 확장

생태계 종속도: 높음


Google Cloud

접근 방식: 운영 방식의 논리적 확장

대표 솔루션: Anthos

하드웨어 제공: × (고객 하드웨어 사용)

특징: 쿠버네티스 기반 운영 방식을 어디든 적용

생태계 종속도: 중간 (K8s 표준 기반)


Oracle

접근 방식: 기능의 물리적 이식

대표 솔루션: Cloud@Customer

하드웨어 제공: ○ (Oracle이 직접)

특징: Exadata DB 중심의 강력한 데이터베이스 성능

생태계 종속도: 매우 높음


IBM

접근 방식: 운영 방식의 논리적 확장

대표 솔루션: Cloud Satellite

하드웨어 제공: × (고객 하드웨어 사용)

특징: OpenShift 기반의 하이브리드 관리

생태계 종속도: 높음


마무리하며: 편의성과 종속성 사이

하이퍼스케일러와 Alt-Cloud 사업자들이 제시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은 분명 고객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퍼블릭 클라우드의 편의성을 누릴 수 있고, 지연시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도 쉬워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솔루션들은 고객을 자사의 기술과 운영 방식에 더 깊이 연결시키는 Lock-In 효과를 가져옵니다.

AWS의 API와 도구에 익숙해질수록, Azure의 관리 방식에 익숙해질수록, Google의 쿠버네티스 생태계에 익숙해질수록, 다른 선택지로 이동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이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일관된 경험과 깊이 있는 통합은 분명 운영 효율성을 높여줍니다. 하지만 기업은 이 선택을 할 때, 단순히 현재의 기능만을 보아서는 안 됩니다.


"이 선택이 장기적으로 우리 조직의 기술 독립성과 유연성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이 질문을 반드시 던져야 합니다. 편의성과 종속성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어느 정도의 종속성을 받아들이고, 어느 부분에서 독립성을 유지할 것인지는 각 조직의 전략적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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