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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Han Jan 28. 2022

국보 DAO, 세상에 쏘아 올린 작은 공

국보 DAO 9일간의 여정을 기록하다

국보 DAO NFT

“케이옥션에 국보 2점이 나왔는데, DAO 구성해서 입찰해 보면 어떨까요?”

출장으로 싱가폴에 막 도착했는데, 아톰릭스랩 정우현 대표님이 연락해 왔다. 

나의 첫 질문은 “국보도 옥션에 경매로 나오나요?” 

문화재 관련된 지식이 없는 나로선 국보는 나라에서 관리하는게 아닌가, 그게 경매로 나온다는게 뭐지라는 황당함이 먼저였다.


얼마전 미국에서 헌법 초판을 DAO로 구성해 매입하려는 Constitution DAO를 익히 알고 있었고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대표님이 제안하는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눈치챘다. 

그런데 한국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상징인 분이 왜 클레이튼에서 DAO를? 이 부분이 의문.

이유는 명확했다. 1) 한국에는 클레이 홀더가 많고, 2) 한국 대표 플랫폼인 클레이튼에서 DAO를 만들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고, 3) 유찰이 됬을 때 환불해 줘야 하는데, 클레이튼은 가스비가 저렴해서 환불이 용이하다는 것. 


하지만, 정상인이라면 이걸 하겠다는 미친 결정을 하지 않는다.

1) 경매까지 딱 10일 남아서 매우 촉박한데, 2) 입찰에 필요한 자금이 100억원 가까이 엄청나고, 3) 이제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고, 4) 법적으로 가능한 구조를 만들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근데 크립토가 언제 정상적이었던 때가 있었던가? 

선사고후수습, 이게 크립토 문화아니던가? 

“그냥 한번 가보시죠!” 나의 대답이었다.


정대표님이 DAO의 취지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DAO 구성을 추진할 리더들을 모으기 시작. 

블록체인경제연구소 장중혁 소장, NFT 레볼루션 성소라 교수, GX 법무팀장 정준기 팀장,

멋쟁이사자처럼 이두희 대표, 법무법인 이제의 권국현 변호사과 최낙훈 변호사


프로젝트 이름은 국보 DAO, 영어로 National Treasure DAO (NTDAO) 

웹사이트는 https://ntdao.org/ 


기본적인 설계는 다음과 같았다.  

모금부터 환불까지 전과정을 클레이튼 기반 컨트랙트로 처리  

KLAY 참여 개수 만큼 KIP7 토큰(이더리움의 ERC20) NTD 부여  

NTD는 투표권 역할을 하며, 유찰될 경우 환불권 역할  

모금된 자금을 통제하는 권한은 멀티시그로 최소 5인의 커뮤니티 리더로 구성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KLAY를 원화로 환전하여 대리인 법무법인이 참여  

낙찰 받을 경우 국보를 간송미술관이나 국립중앙박물관에 관리 업무 위탁  

국보를 기저로 NFT 발행 (NTD 보유 비율에 따라 NFT 발행 권한 부여)  


단, 전제조건은 경매에 대리로 참여할 법무법인을 찾는 것이었다.

DAO는 법적으로 인정되는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대신해서 경매에 참여해 줄 법인이 필요하다.

다행히 간송미술관의 법률 업무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이제에서 수락해 줬다. 


그리고 정대표님이 하루만에 취지문을 작성해 왔다. 영문 취지문

좀 더 쉽게 DAO 실험에 대해 정대표님이 기고한 글도 있다.

이로써 기본 준비는 끝. 이제 출격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공식 발표하고, 언론사에 홍보 요청. 

언론기사  

[단독] 간송 국보 2점 경매, 국내 최초 블록체인 자율기구(DAO) 입찰한다 (팩튼)

NFT로 국가문화재 시민 품에 돌려주자 (매일경제)

국내 최초 ‘국보 DAO 결성된다’... 낙찰된 국보는 NFT로 발행 (토큰포스트)

국보 문화재, NFT로 보호한다 (머니투데이)

코인데스크 코리아·디지털리유어스, 국보 DAO 멤버로 참여한다 (코인데스크코리아)


국보 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국보 73호. 금동삼존불감


토큰 발행으로 하면 위험해요! 그럼 NFT로.

참여한 KLAY 만큼 NTD 토큰 지급하는 구조가 당연해 보였지만 막상 법률 검토해 보니, 국내 ICO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NTD 발행을 위해 KLAY로 투자하고 NTD가 상장되면 회수하는 구조이니 ICO로 보일 것이라는 것.

우리가 상장하지 않더라도 거래소에서 자체적으로 상장될 수 있다. 

법무 검토의 대안은 NTD를 전송 불가로 만들어서 거버넌스 역할만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특금법 가상자산 정의상 ‘발행인이 사용처를 제한한 것’으로 예외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렇게 해서 NTD를 전송 불가한 거버넌스 토큰으로 확정하고 이두희 대표가 컨트랙트 개발 시작해서 거의 하루만에 완료.


그러나, 정대표가 긴급 회의 소집.

“어차피 전송 불가한 토큰으로 발행할거면 굳이 토큰 발행할 필요 있나요? 그냥 NFT 민팅으로 바로 가는게 더 클리어하고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DAO 참여자들은 KLAY로 NFT 구매하는게 되고, 유찰시 NFT가 환불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결정하고, 이번엔 정대표가 NFT 발행 컨트랙트 개발에 돌입했다.


NFT 가격과 수량은 어떻게 정해야죠? 

NFT로 방향 전환하면서 고민이 생겼다. 

NFT 최소 가격이 있기 때문에 소액 들어오기 힘든 구조가 된다. 1 KLAY 참여 이런건 어려워지는거다.

목표 금액은 100억원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NFT 가격에 따라 개수가 정해진다.

당시 1 KLAY = 1666원 정도. 그래서 최초 제안이 300 KLAY (약 50만원) 2만개 발행이었다.

여기서 의견이 둘로 갈렸다.  

    옵션 1. 발행 개수가 적어야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고래의 참여가 높을 수 있다  

    옵션 2. 발행 가격을 최소로 해서 가능한한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양쪽이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서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한쪽은 완판을 만들어내는데 초점이 있고, 다른 한쪽은 참여를 높이는데 초점이 있었다.

그래서 커뮤니티에 투표로 물어보기로 하고 트위터에 포스팅.  

6시간 동안 333명이 투표해서 1위 100 KLAY 6만개 (46.2%), 2위 300 KLAY 2만개 (35.4%)

명쾌한 결론이 나진 않았다. 

내부 논의 결과 완판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300 KLAY 2만개로 결정. (KLAY 가격하락으로 최종적으로는 350 KLAY로 결정됨)


이 부분은 정말 어려운 문제다. 

NFT 민팅시 가격을 낮춰서 많은 참여를 유도하는게 나을까, 아니면 개수를 최소한으로 해서 희소성을 강조하고 고래들을 움직이게 하는게 나을까.

어쨌든 토큰 발행에서 NFT 발행으로 전환되면서 참여가 어려워졌다는 점은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조합, 너무 어려워요! 조합장은 누가하죠?

DAO는 법적 정의가 없다. 따라서 법률에서 정해진 행위를 하기 어렵다. 

즉, 현실 세계와 관련된 일을 해야 할 때 할 수 있는게 없다.

따라서, DAO를 추구하더라도 법적 지위를 가지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그나마 한국에서 제일 가까운게 조합이다. 좋다, 조합으로 가자.

법무법인 이제에서 국보 DAO 조합 규약을 만들어 주었다.


여기서도 가장 어려웠던 이슈가 누가 조합장을 맡을 것인가 이슈였다.

조합은 DAO와 현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다. 

그리고 조합은 조합원이 있더라도 조합장에 의해 지배될수 있다. 

따라서 조합장은 막강한 권한과 함께 책임이 따른다.

우선, 모아진 KLAY는 원화로 환전시 조합장의 개인계좌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막대한 자금을 개인이 다루게 되는 책임이 있는 것이다. 물론 가지고 튈수도 있고.

왜 굳이 개인이 하냐고? 특금법 이후 현재 법인이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 

그리고 조합이기 때문에 조합장이 맡아야 한단다.


정대표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국보 해외 반출 같은 오해를 살수 있어서 애매하고, 나는 카카오 자회사의 대표라 겸직 이슈가 있어서 어렵다. 

다들 DAO의 취지가 좋아 모인 사람들이라 권력 욕심이 없고 나서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는 현실의 대표를 해야 하는 것. 


해결의 실마리는 KLAY의 원화 환전을 당장 하지 않아도 된데서 나왔다.

그래서 재무적 리스크가 없어지게 됨으로써 정대표가 임시 조합장을 맡기로 했다.

그리고 빠른 시간내에 조합원 투표를 통해 정식 조합장을 선출하는 것이다.

이로써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


역시 복병은 세금. 재단으로 가자.

DAO 조합이 경매 과정의 매수인이 되지 못하고, 법무법인이 매수인으로서 조합으로 부터 돈을 받아 경매에 참여하고 국보의 소유자가 될 경우 조합으로부터 받은 돈 상당의 세무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100억짜리 국보를 법무법인 이름으로 소유(동산은 명의신탁이 불가), 그러면 돈은 어디서 났냐, 100억 받았으니 100억 이익 본거다, 세금내라. 뭐 이런 시나리오인거다.

여차하면 법인은 법인세 20억원, 법인에 돈을 준 조합장은 증여세 50억원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조합을 대리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막아보면 되겠지만, 역시나 세금폭탄 가능성이 제로는 아닌거다.


그리고 국보는 문화재라서 문화재청에 등록해야 한단다.

그런데, 조합이 소유하고 등록한다는건 또 어려울 수 있단다.

조합이 국보를 공동 소유한다고 했을 때 국보를 누가 소유한다고 할 수 있을지, 누구에게 동의받아야 하는지 이슈다.

문화재청에 전원 공동 명의로 등록한다고 하면, NFT가 이전될 때마다 소유자 변경신고를 해야할지도.


그래서 나온 결론이 결국 재단이다.

가칭 국보 재단을 설립하고, 국보를 재단으로 넘겨, 재단을 국보 소유자로 등록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단이 국보를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게 특정한 조건 하에서 처분할 수 있도록 규약에 미리 제약을 걸어 놓은 것이다.


이로써 완벽하진 않더라도 최대한 가능한 구조를 만든 것이다.

법무법인 이제의 변호사님들이 짧은 시간이지만 고민 많이 했음을 느낄 수 있다. 


경매 참여하려면 현금이 필요한데, KLAY를 어떻게 현금화 하지?

이게 또 하나의 큰 허들.

모은 KLAY로 경매에 바로 참여할 수 있으면 아무 문제없겠지만, 현실적으로 원화로만 참여 가능하다.

그러면 어떻게 KLAY를 현금화하지? 한두푼도 아닌데…

특히 일요일부터 NFT 민팅이 시작되면, 경매까지 4일 정도 밖에 남지 않은터라 현금화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결론은 민팅과 동시에 모아진 KLAY를 전문 업체를 통해서 바로바로 유동화하는 것. 

궁여지책으로 생각한거지만 이것도 꽤 큰 문제가 있다.

충분한 자금이 모이지 않으면 경매 참여가 불가능하고, 이때 환불이 이뤄져야 하는데, 원화로 바꾼걸 다시 KLAY로 환전해야 한다. 

따라서 두번 환전 수수료가 발생하게 된다. (거래소 수수료 + 전문업체 수수료)


아무리 생각해도 경매에 참여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원화로 바꾸는건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옥션에 증거금을 KLAY로 낼 수 있는지 협상해 보기로 했다.

결론적으로는 낙찰 후 7일 이내에 전액 + 수수료 납부하면 되는걸로.

오케이! 당장 KLAY 현금화해야 하는 이슈가 사라졌다. 마음이 한결 가볍다.

이제 경매 전까지 KLAY 모으는데만 집중하면 된다.


여담이지만, 만약 현금 증거금이 필요하다고 하면, KLAY 환전말고, 실행에 참여하고 있는 리더들이 현금을 갹출해서 내는 방안도 백업안으로 생각했다. 

사실 4일만에 거액의 KLAY를 원화로 환전한다는건 장벽이 어마어마하다.

거래소 유동성도 이슈고, 거래소에서 환전 후 이체 한도도 이슈다. 

거기다 왜 하필 지금 장은 이렇게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인지.

뭐 걸리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라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이 꼭 필요했다. 


클레이튼에는 DAO 관련 컨트랙트가 전혀 없네. 어쩌지?

DAO를 위해선 몇 가지 기본 기능들이 필요하다.

특히 자금 집행이나 환불 같은 중요한 일을 한 사람의 개인키로 처리한다는건 너무 위험하다.

따라서 여러 사람의 키로 사이닝하여 집행을 결정할 수 있는 멀티시그 기능이 필요하다.

클레이튼에서는 그런 컨트랙트 구현한 곳이 없어서, 아톰릭스랩에서 이더리움의 Gnosis Safe를 포크하여 클레이튼에 포팅했다. 


DAO 거버넌스의 핵심인 투표를 위한 컨트랙트도 없다.

그래서 이더리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snapshot을 포크하려고 시도했으니 시간상 불가능.

만약 시간만 더 있었다면, 투표 시스템을 통해 국보 DAO의 주요 의사결정을 함께 하지 않았을까.

어쩔 수 없이 실행 그룹에서 임의적으로 결정될 수 밖에 없었다. 

정말 DAO스럽게 해 보고 싶었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국보 DAO 코드는 깃헙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했다.

국보 DAO 컨트랙트

국보 DAO 웹사이트 (ntdao.org)


감동의 눈물, 커뮤니티가 국보 DAO를 끌어주다.

DAO 구성원을 빠르게 모으고 투표로 의사결정하기 힘든 구조라서, 가능한한 커뮤니티에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도움을 요청하자고 생각했다.

특히, 국보 DAO 동참 요구에 100개 이상의 프로젝트/회사가 참여하는걸 볼때는 감동이었다.

또한, 클레이튼, 이더리움 진영 모두 공감하고 참여해 주었다는 점이 더욱 감동을 더했다.

트위터를 통해 커뮤니티와 함께 국보 DAO를 이끌어 가려고 노력했다.

주요한 트윗만 시간 순으로 정리해 보면  

1/19 13시 국보 DAO 공표

1/20 18시 국보 DAO 참여 촉구

1/21 01시 국보 DAO 로고 디자인 요청

1/21 14시 NFT 발행 가격 투표

1/21 23시 국보 DAO 컨트랙트 코드 리뷰 요청

1/22 16시 국보 DAO 웹사이트 오픈과 커뮤티니 동참 요청

1/23 10시 조합장 선출 도움 요청

1/23 12시 NFT 민팅 시작 공지와 참여 촉구

1/23 18시 멀티시그 컨트랙트 사이너 5명 공개

1/23 21시 NFT 민팅 시작과 목표 50억원 공개

1/24 14시 국보 DAO 온라인 밋업 공지

1/24 17시 국보 DAO 조합 규약 공개

1/27 24시 국보 DAO 종료 공지


여러 회사와 커뮤니티들이 후원을 약속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만 정리해 보면  

국보DAO 프로젝트 참여자를 위한 <BBR> 연간구독권 증정 이벤트

국보DAO 참여자 대상 디센트 하드웨어 지갑 증정 이벤트

국보 DAO NFT 2개 이상 보유자 대상 보호신 NFT 에어드롭

국보 DAO NFT 1개당 100 LEEDO 에어드롭

국보 DAO NFT 참여자 대상 NSC 마패 NFT 추첨 지급

국보 DAO NFT 참여자 대상 MetAUrum 골드 실물교환 NFT 추첨 지급

국보 DAO 홍보 참여자 대상 국보 DAO NFT 1개 에어드롭 


4410개 민팅, 24억원. 아쉽지만 잘했다!

23일 일요일 밤 9시, 드디어 NFT 민팅 시작! 개당 350 KLAY, 총 2만개 발행.

긴장되는 마음으로 웹사이트에서 민팅 개수가 늘어나는 것을 지켜봤다.

원래 잘된 NFT 프로젝트들은 몇 분이나 몇 초만에서 완판된다.

따라서, 민팅 시작한 시점의 판매 속도가 관건이다.

하지만... 속도가 빠르지 않다... 이러면 쉽지 않은데...


다음날 오전 2000개 좀 넘는 개수가 민팅

26일(수)까지 50억원(약 1만개)이 되지 않으면 환불하기로 했기 때문에 대략 10% 정도 달성한거다.

솔직히 이 속도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겠다는 느낌이 왔다.

일반적인 NFT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민팅하는 순간 결판난다. 완판되거나 안되거나.

국보 DAO NFT는 투자 보다는 후원이 성격이다보니 민팅 순간 완판되기 쉽지 않다. 

경쟁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홍보 기간이 짧았던 것도 이슈다. 하긴... 22일 웹사이트 오픈하고, 23일 밤에 민팅했으니...


하지만, 다음날부터 커뮤니티가 나서기 시작했다.

여러 프로젝트에서 에어드롭이나 추첨의 경품을 내걸면서 독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론에서 하나둘씩 자발적인 기사가 나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렇게 알려지면서 느리지만 NFT 민팅 개수는 조금씩 늘어났다.


약속했던 26일밤. 11시30분에 실행 리더들이 줌에 모였다.

마감시간이 다가올수록 민팅 개수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이러다 4,000개를 넘겠는데!

최종 4,410개 NFT 민팅, 1,543,500 KLAY, 원화로 24억 2946만원!

목표했던 50억원에 미달했지만, 잘했다! 3일 3시간만에 모은 결과로는 대단하다!


약속했던 금액이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환불 실행을 해야 한다. 너무 아쉽다.

환불 트랜잭션을 날리고, 멀티시그 사이닝을 하면서 국보 DAO는 종료됬다.



9일간의 여정 국보 DAO, DAO 시대의 서막을 열다.

18일 화요일부터 시작해서 정확히 9일 동안의 여정이었다.

무모하게 시작한 것에 비하면 유의미한 결과와 반향을 가져왔다.

그 짧은 시간에 개발을 완료해서 오픈한 것도 그렇고, 복잡한 현실의 법적 체계에서 대안적인 구조를 찾은 것도 그렇고, 커뮤니티와 언론에 홍보해 알린 것도 그렇고, 9일 동안 했다고 하니 비현실적이다.


나는 농담삼아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이걸 회사나 기존 조직에서 추진했다면 얼마나 걸렸을거 같냐고?

일단 시작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일 높고, 추진했더라도 최소 6개월은 걸렸을거다.

하지만, 9일 이라는 짧은 시간에 가능했던건 DAO라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와 블록체인, 그리고 결정적으로 커뮤니티 덕분이다.


나도 클레이튼 커뮤니티에 딩굴면서 그들에게서 많은걸 배운다.

외부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보면 조직적이지도 않고, 어설프고, 즉흥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에너지와 열정만큼은 누구도 못 따라온다. 그리고 주도적이다.

또한 클레이튼 커뮤니티의 특징도 한몫 했다고 생각한다. 품앗이 문화다. 서로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 

국보 DAO가 그 짧은 시간에도 바이럴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올 수 있었던데는 대의에 동참하고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품앗이 문화가 발휘된 덕분이라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가장 자랑스럽고 뿌듯한 것은 커뮤니티와 함께 했다는 사실이다.


비록 국보 DAO 프로젝트는 중단됬지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보 DAO가 세상에 던진 메시지의 파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해외 기사를 통해 한국의 Constitution DAO로 인용되며 대표적인 DAO 운동으로 알려졌다.

우리도 외국 친구 만나면 자랑할게 생긴거다. 

언론에서 DAO를 다루기 시작했고, 커뮤니티에서 DAO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국보 DAO를 구성했던 컨트랙트 코드들이 공개되어 누군가는 다른 DAO에 활용할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국보 DAO NFT가 남아있다. 누군가는 이 NFT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

NFT 소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른 DAO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문화재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

수많은 가능성들이 열려 있다.


DAO는 참여자가 주인이 되는 조직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회사나 기존 조직이 하지 못했던 일을 해 낼 수 있다. 

국보 DAO의 경험을 거름 삼아 세상의 많은 문제를 푸는 DAO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함께 국보 DAO 실행했던 리더분들과 참여자들, 커뮤니티, 언론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에필로그

국보 DAO의 전 과정을 이렇게 상세히 기록하는 이유는 국보 DAO의 경험과 교훈이 국보 DAO의 결과물이자 유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DAO의 핵심은 극단적인 투명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약간이라도 투명성이 훼손될 때 정보 비대칭이 생기고 정치가 활개친다.

극단적인 투명성이 담보될 때 익명의 참여자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나의 역할은 프로젝트의 투명성을 지키기 위해 커뮤니티에 공개하고 기록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국보 DAO의 과정과 결과는 이 글과 온라인 밋업의 영상 (21분부터), 트위터 타임라인에 그대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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