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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Sungil Kang Oct 16. 2018

제주 관광정책, 내실화에 목매야 하는 이유

제주관광, 중국 관광객에게 언제까지 휘둘릴 것인가?

중국은 개방화 이후,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한 내수를 다지면서 세계의 공장을 자부하다가 2010년대 들어 세계시장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정책적 변화를 모색했다. 그것은 바로 그 거대한 시장을 무기로 들고 나온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암암리에 축적되어왔던 시장경제 체졔의 불문율인 상호주의를 무시하고 공격격 자국중심주의로 들어낸 것이다. 즉 경제 제국주의적 시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선호되는 중국의 전략은 바로 자국 아웃바운드 관광객을 무기로 내세우는 전략이다. 대만이, 일본이, 한국이 중국의 관광의 정치화에 차례로 홍역을 치렀고 팔라완이 현재 갑작스런 중국 관광객 유입의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란 시장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독이 든 성배'처럼 부작용도 많은 시장이다. 즉 아직까지는 투자보다는 투기적 요소가 강한 시장이란 것이 판명되고 있다.


2017년부터 제주관광도 이 중국 관광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성으로 인해 2018년 현재까지 깊은 내상을 입고 있다. 확대하면 대한민국 관광시장 전체가 이 경로상에 있다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적 측면을 뒷받침할 실 데이터라고는 중국인 관광객 수나 관광수입의 마이너스(-) 성장과 같은 단편적인 것뿐이었다.


최근 본 데이터 중에서 이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흥미를 끄는 자료가 있어 이를 바탕으로 특정 시장(여기서는 중국인 관광시장)에 대한 강한 의존성이 지역관광 경제에 어떠한 충격을 가져다줄 수 있는 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분석하고자 하는 데이터는 직접 조사한 1차 자료가 아니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간한 '관광분야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 현황(한국관광정책 2018 N0.72)'에 실린 데이터이다.


관광분야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 현황


현황자료에 따르면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신용카드 지출액은 2016년 120,322억 원에서 2017년 83,736억 원으로 -30.4%로 감소한 나타났는데 이는 2017년 한중간 사드 배치라는 국가적 이슈로 인한 중국인의 방한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최근 연도별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 현황


이러한 사실은 관광분야 국가별 지출액 현황을 보면 더욱 구체화된다. 즉, 태국이나 홍콩, 호주 등도 2016년에 비해 신용카드 지출액의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자료에서 보듯이 금액면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 방한시장이 -48.9로 감소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임을 알 수 있다.


관광분야 국가별 지출액 현황


한편,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제주로 포커스를 맞춰보면 중국 관광객의 감소로 인한 영향의 정도가 훨씬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외국인 관광분야 지역별 신용카드 국내 지출액 상위 5위권에 드는 지역 중 서울이나 부산, 경기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루었지만 제주는 2016년 대비 -55.6%로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특히 경제규모나 산업의 다양성이 적고 관광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제주지역에서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의 감소폭이 가장 크다는 것은 제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 차이에 비해 더욱 큼을 의미한다 할 것이다.


관광분야 시도별 지출액 현황


제주지역 중국인 관광시장 높은 의존도에 따른 높은 카드 지출액 감소폭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크기도 문제이지만 질에 있어서도 긍정적이지 않다. 즉, 관광분야 업종 지역별 지출액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제주지역의 경우 면세점 지출액 34%, 특급호텔 11% 해서 두 부문이 전체 지출액의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있는 인천을 제외하면 가장 큰 비중이다. 면세점과 특급호텔은 관광수입의 역외 누출이 큰 업종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인 관광객의 높은 카드 지출 감소와 그나마의 카드 지출도 역외 누출 비중이 높은 면세점과 특급호텔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도내 카드 지출 감소는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도에 질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관광분야 업종 지역별 지출액 현황


회복되는 중국인 관광시장, 제주도의 내실화 방안이 준비되어 있는가?


2018년도 다시 저물어가는 10월, 이런저런 뉴스는 중국의 한한령이 많이 풀리고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이런 소식을 볼 때 내년 즈음에는 다시 예전만은 못하더라도 중국인 방한 관광시장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소식이 제주관광에 있어 마냥 희소식으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나만의 노파심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이전이나 지금이나 이 시장과 관련하여 현명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또는 대응방안이 마련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막연한 기대만 난무하는 분위기이다.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전제이다. 방한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 현황에서 살펴보았듯이 제주는 관광지이며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다는 지역특성과 높은 역외 누출 효과를 갖는다는 관광의 산업적 특성으로 인해 의존성이 높은 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은 문제가 된다. 지역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높이고 다른 지역에 비해 큰 경제적 부정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해서는 질적 측면에서의 내실화를 이루는 것뿐이다.


여기서 내실화라는 것이 제주관광정책 당국이 얘기하는 단순한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국적 다양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무리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아도 중국 관광시장 개방시기처럼 패키지 관광객 수의 증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관광수입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몇몇 대자본이나 해외자본에 집중되어 차후 어떤 요인에 의한 관광객 수의 감소에 따른 경제적 부정적 영향을 감수해야 할 위험성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방문국가의 다양성 못지않게 관광수입의 제주도내 내부 분배구조의 편중성을 극복할 수 있고 이를 구조적으로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촘촘한 제도적 정비와 행정적 뒷받침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고, 관광마케팅이나 관광투자유치의 목적도 단순한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활성화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도내 자본축적의 토대 마련과 같은 전략적 목적이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큰 그림을 그리는 관광정책이기보다 단기간의 성과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럴 의지도 없다는 데 있지 않을까 싶다. 이는 행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제주도 의회 쪽도 마찬가지이다.


다시 중국인 관광객은 제주도로 몰려올 것이다. 단지 시기의 문제이다. 그리고 제주도내의 문제가 아닌 사드 배치와 같은 국내문제, 또는 정치적 문제로 인해 중국은 그 관광객 수를 무기로 삼을 것이다. 지난 2년여 동안 그렇게 또 중국에 휘둘릴 것인지에 대해 지금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는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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