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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I 로스팅

AGI, 10년 안에 가능할까?

구글 딥마인드 CEO가 말하는 가능성과 불안

by 경영로스팅 강정구

2025년 4월, TIME과의 인터뷰에서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이자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AGI는 5~10년 안에 도달할 수 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이를 ‘확률 분포의 문제’라고 표현하며, 시점은 불확실하나 AGI애 대한 대응은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AGI는 더 이상 이론적 담론이 아닙니다. 과학의 한계를 확장할 기회이자,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공존하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딥마인드는 처음부터 ‘범용 인공지능(AGI)’을 향해 설계된 조직입니다. AlphaGo, AlphaFold는 그 여정의 일부였고, 이들은 범용적 방법론을 특정 도메인에 적용해 문제 해결 능력을 증명해 왔습니다. 과학의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은 이제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사비스 대표는 AGI를 “멀티모달 지능”으로 정의합니다. 텍스트 이해에 그치지 않고, 소리와 영상, 공간 인식 등 현실 세계의 다양한 감각을 통합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는 실험실 밖으로 나와 세상을 해석하는 능동적 존재로의 진화를 뜻합니다.

그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인류의 잠재력을 최대화하는 AGI입니다. 질병을 치료하고, 기후 문제를 해결하며, 우주를 탐사하고, 물질의 본질을 새롭게 규명하는 세상을 의미합니다. AGI는 우리가 풀지 못했던 난제들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이중 용도(dual-use)’의 위험을 강조합니다. 같은 기술이 독극물을 합성하고, 정교한 허위정보를 만들며,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GI는 선택이 아닌 설계의 문제이며, 글로벌 수준의 규범과 거버넌스가 시급히 요구됩니다.

그는 AI의 자율성과 해석 가능성 사이의 긴장을 지적합니다. AGI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하며 진화할 때, 인간은 어떻게 그 방향을 통제할 수 있을까요? “완전한 통제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해석 가능하고 정렬된(agent alignment)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하사비스는 전문가들 사이의 입장 차이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Geoffrey Hinton 교수는 “AGI가 인류에 재앙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하는 반면, 튜링상을 수상한 프랑스 컴퓨터과학자 Yann LeCun은 “과장된 공포”라 일축합니다. 하사비스는 “이토록 똑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말하는 건, 반대로 우리가 얼마나 모르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합니다.

그의 ‘과학자적 정체성’은 이 모든 질문의 중심에 있습니다. 하사비스는 AI를 직업이 아니라, 우주와 인간 지능을 이해하는 도구로 봅니다. 그가 꿈꾸는 저녁 식사 상대는 튜링, 뉴턴, 아리스토텔레스, 파인만. AI는 그들과의 지적 대화를 이어가는 도구입니다.

그는 의식을 지닌 AI 개발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아직 인간 의식조차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고, 무책임하게 복제하려는 시도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할 일은 명확합니다. 도구로서 유용한, 비의식적 시스템을 만들고, 그것으로 인간의 의식을 더 잘 이해하는 것.

그는 부모의 관점애서 AI를 피하는 대신 익숙해지라고 조언합니다. 수학, 프로그래밍, 디자인은 여전히 중요한 기초이고, 새로운 도구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 세대의 언어가 될 것입니다. “마치 PC 시대가 도래했을 때처럼,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AGI는 점점 더 작고 효율적인 모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3.8B 파라미터의 모델이 GPT-3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고, 추론 비용은 280분의 1로 낮아졌습니다. 성능은 고도화되지만, 접근성은 평준화되는 새로운 지점이 열리고 있습니다.

하사비스 대표는 기술 낙관주의자입니다. 하지만 그의 낙관은 맹목이 아닙니다. 그는 과학의 힘을 믿되, 그 힘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합니다. “모든 기술은 거울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우리 자신을 말해줍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AGI의 미래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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