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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어클락 Jul 25. 2015

#1. 벽지 위에 페인트 칠하기

보정역 던에드워드 페인트



테리어에 관심이 있든 없든 누구나 자신만의 이상적인 집 또는 방을 꿈꿉니다. 저 역시도 그런 이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 사진이나 정보들을 꾸준히 스크랩해두었죠. 그렇게 언젠가는 나의 방을 꾸밀 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한때 번쩍 유행했던 DIY 관련 서적도 꽤 읽어나갔고요. 그러던 어느 날 자취를 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처음으로 나만의 공간을 가지게 된 것이죠. 모아둔 용돈도 제법 있겠다. 곧바로 자취방 꾸미기 계획을 세워나갔습니다. 물론 매매도 아니고 전세도 아닌, 월세로 살 공간이었습니다. 


"네 집도 아닌데 그렇게 돈 들일 필요가 있을까?"
 "그런 이유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간, 평생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략 3년 정도 살 8평 남짓한 원룸이어서 제 계획을 들은 사람들은 무모하다고 만류했습니다. 보통 "네 집도 아닌데 그렇게 돈 들일 필요가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질문만이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대답을 했죠. "그런 이유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간, 평생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훗날 '내 집'이란 개념이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던 것이죠. 그렇게 도전해보리라 다짐을 하고 던에드워드 페인트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당에 던에드워드 가게는 다행히 보정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습니다. 평소 물품들을 중고나라를 통해서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곤 하지만 페인트는 처음 접하는 거라, 큰 돈을 주고라도 사장님께 배워보자는 마음에서 직접 찾아갔습니다. 페인트 가게 내부가 참 깔끔하고 예뻤습니다. 사장님은 굉장히 친절하셨습니다. 덕분에 페인트에 대한 개념과 방법 등 여러 노하우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죠.






던에드워드 분당점


방 설계도


간식거리




는 벽지를 뜯어내지 않고 그 위에 페인트를 칠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벽지가 실크인지 아닌지에 따라 사용하는 페인트가 달랐습니다. 저는 제 방의 벽지가 무엇인지 잘 몰랐죠. 실크 위에 그냥 페인트를 바르면 잘 발라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흘러 내립니다. 한마디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실크 위에는 젯소를 바른 후에 그 위에 페인트를 덧바르면 됩니다. 다행히 미리 찍어둔 벽지 사진이 있어서 사장님께 보여드렸더니 잘 모르겠지만 요즘 벽지는 대부분 실크라고 하셔서 고민 없이 실크용 페인트를 구매하였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페인트

장님께서는 실크용 페인트가 따로 있다고 추천해주셨습니다. 1갤런(4L) 기준으로 10만 원 정도였습니다. 색상에 관하여 작은 원룸에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는 하얀색으로 택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흰색인데 이 종류도 100가지 이상이 있습니다. 가장 잘 팔리는 색깔을 물으니 "위스퍼"라는 색상이었습니다. 그것을 골랐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광도를 택해야 했습니다. 광도에는 '무광, 에그, 뭐, 뭐, 반광' 이렇게 종류가 나뉩니다. 에그는 낙서를 쉽게 지울 수 있어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 적합합니다. 따라서 저는 아이가 없기에 무광을 택했습니다





페인트용품들

인트를 선택했으니 이제 부속 용품들을 구매해야 했습니다. 페인트 칠을 한결 편하게 도와주는 친구들이죠. 기본적으로는 마스킹 테이프와 비닐 달린 테이프, 트레이, 붓, 롤러 기본적으로는 이 정도입니다. 참, 친한 친구인 민규라는 녀석이 페인트 칠을 도와주겠다고 해서 롤러를 2개 구입했는데... 끝내 그는 오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을 기록하여 잊지 않으리라...ㅎ


감기+비+무거운짐+버스+우산+걷기=멘붕

때 비가 오기 시작했고 저는 우산에 10KG이 넘는 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손이 부족하여 상당히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능하시다면 반드시 자가용을 이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 소녀감성을 지니신 여성분들은 대중교통으로 도전하시다가는 쌍욕이 나올 수 있으니.. 부디 삼가 주세요.




인트 작업, 시작 전에 중요한 것은 트레이를 비닐로 덮어서 사용하셔야 하는 겁니다. 페인트는 쉽게 굳어 떼어내기 어려운 성질이 있어서 트레이 위에 바로 사용하시면 후에 재사용하기가 번거롭습니다. 던에드워드 사장님께서는 김장용 비닐을 추천하셨는데, 다이소에서 2천 원(4장)에 판매합니다. 정말 김장용이 아니라 페인트용이라고 할 정도로 만족스럽습니다. 꼭 구매하세요!

트레이+비닐

제 마스킹 작업을 해야 합니다. 페인트가 묻지 말아야 할 부분을 봉인하는 것이죠. 사실 페인트 칠보다 이 마스킹 작업이 더 힘들었습니다. 매우 꼼꼼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콘센트와 전구 등을 분해할 때에는 반드시 두꺼비 집을 내리고 작업하세요.





미관상 좋지 않은 두꺼비집

꺼비집도 이렇게 마스킹 작업을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좌측에 이게 보이는데요, 미관상 그리 예쁘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나중에 따로 액자로 바꾸는 작업을 했습니다. 간편한 작업입니다. 창문도 에어컨도 매우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방 자체만으로는 5~6평인데 4시간은 족히 걸린 것 같아요.


창문 마스킹


부엌 문 마스킹

업을 시작하면 끝이 보이지 않아 한숨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지루하고 힘든 작업인데요. 혼자 하기보다는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하면 그나마 재미있을  듯합니다. 자장면 한 그릇으로 주위의 인맥을 구하시면 더욱 즐겁고 추억이 남는 원룸 꾸미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글 그리고 사진. 박희재(제이어클락)
사진. 휴대폰 뷰2

블로그. jayoclock.com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계속 올릴 예정이니, 구독해주시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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