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오후 햇살이
짙푸른 소나무 솔잎 사이로 지나가면
조용히 녹차를 우린다
옅은 연두빛도 아니도
누르스름한 초록빛도 아닌
싱싱한 초록빛이 나야 한다
그 빛은 내 마음에 스며들어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초록빛
전화를 걸어 근황을 묻는 지인의 음성도 초록빛
그러나 오직 묻어나지 않은 하나가 있으니,
꼬깃꼬깃 담아 놓은
떨고 있는 희망
그 주황빛 희망이
초록빛으로 물들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녹차를 우린다
영문학 전공, 제인 오스틴을 좋아합니다. 에세이를 쓰고, 시를 쓰고, 학습 자료를 만들고 북리포트를 쓰는 창작자입니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중학교 영어 교사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