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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

by 제이오름

마음에 걱정과 슬픔이 있어서

고개를 떨군 이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조용히 창문을 열어주었다

다행히 훅 불고 지나가는 돌풍이 아니다

(그래, 돌풍이면 어때)

가볍고 부드러운 바람이 슬며시 들어와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볼을 어루만진다

넉살좋은 햇살은 문을 열어주지 않아도

늘 용감하게 당당하게 들어오려 한다

우리가 한움큼 바람에 먼저 고개드는 것을

질투하기 때문이다

큭, 웃음이 난다


납덩이처럼 무거운 뭔가가

마음에 콕 박혀 있으면

억지로 빼려고 하지 말고,

그냥 몇 걸음 걸어가

창문을 열어 볼래?


Matisse-Open-Window.jpg 앙리 마티스. open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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