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만 명의 개인정보가 한 번에 날아간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
이동 중에 잠시 들른 대형 카페, 비밀번호가 없는 무료 wifi가 내 휴대폰에 뜬다. 습관처럼 와이파이를 연결하려다 문득 멈춘다. 이거... 연결해도 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고민은 없었다. 그런데 롯데카드 297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고, KT 소액결제 해킹으로 278건, 1억 70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갑자기 모든 연결이 의심스러워졌다.
기업들의 초기 대응 부실과 안일한 보안 의식이 문제라고 언론들은 떠들어대지만, 정작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카드사와 통신사가 믿을 수 없다면, 개인은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가?
문제는 이런 사고들이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대규모 정보 유출 이후로도 계속 반복되는 패턴.
해킹 → 사과 → 보상 → 망각 → 다음 해킹.
이 무한 루프 속에서 우리의 개인정보는 계속 어딘가로 흘러나간다.
롯데카드 사건에서 진짜 충격적인 건 당초 회사가 추산한 양의 100배인 200GB가 유출됐다는 사실이다. 처음엔 "별거 아니에요"라고 했다가, 파보니까 엄청난 규모였다는 거. 이게 기업의 보안 인식 수준이다.
더 소름 돋는 건 유출된 고객정보가 피싱 사기에까지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1차 피해로 끝나는 게 아니라 2차, 3차 피해로 이어진다. 한 번 뚫리면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KT 사건은 더 기괴하다. 초소형 기지국(펜토셀)을 악용한 해킹이라니.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통신망 자체가 해킹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피해자들은 결제 알림조차 받지 못했다니까, 당한 줄도 모르고 있었을 거다.
완벽한 보안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덜 당하는' 방법은 있다.
연결에 대해 의심하기
무료 와이파이, 특히 비밀번호가 없거나 단순한 곳은 피하자. 편의점이나 카페에서도 꼭 필요할 때만 연결하고, 중요한 작업은 하지 않는다.
알림 설정하기
카드 결제, 소액 결제 등 모든 금융 거래에 대해 실시간 알림을 켜둔다. 당했을 때 빨리 아는 게 피해를 줄이는 첫 번째 방법이다.
정기적으로 확인하기
월 1회 정도는 카드 사용 내역, 통신비 청구서를 꼼꼼히 확인한다. 소액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기억나지 않는 결제는 바로 문의한다.
분산하기
모든 걸 하나의 카드나 계정에 집중시키지 않는다. 피해가 생겨도 전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위험을 분산시킨다.
기업이 제대로 보안을 하지 않는다고 정부가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고 불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정보는 계속 새어나간다.
이제는 '연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때다.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서 무엇을 연결하고, 무엇을 차단할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편의점 와이파이 하나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그 와이파이, 정말 연결해야겠나?
잠깐만 멈춰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그 작은 의심이 당신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