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3월이면 나 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두 명이다. 그것도 서너달과 1년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바쁘게 살아오다보니 선배님들은 퇴직하고 나와 교장, 교감만 남았다.
어머님 말씀이 "눈 깜빡하고 나니 86년이 흘렀네"라며 아쉬어하셨는데, 정말 세월은 눈 깜빡일 동안 엄청 빠르게 달려왔다.
29년이라는 세월....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시간들이다.
나는 교사로서의 경력은 그리 많지 않아서 관리자의 경쟁에는 관심도 없이 살아왔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나 교육청과 구청에서 시행하는 사업들 신청해서 학생들을 위한 진로교육에만 매진해 왔다.
진로교사도 8년이 지나고 있다.
서열 세 번째인 내가 학교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고민하지는 않는다. 교장과 교감과 나이 차이가 없다고 관리자가 하는 일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참견하지는 않는다. 그런 행동은 내 성향이 아니다.
"박샘 생일 축하애요. 올해도 행복하고 즐거운일만 가득하길 바래요"
후배교사의 생일이 카톡에 뜨길래 새벽 책을 읽다가 축하 인사를 보냈다.
"부장님 감사합니다. 올해도 좋은책 많이 만들어주십시요."라는 답장이 왔다.
나는 매년 한 권씩 책을 집필중에 있다. 공저든 개인저서든.... 2020년 "줌을알려줌" 책을 출판해서 선생님들 모두에게 드렸었다. 코로나로 등교할 수 없게 되어 화상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만든 책이다.
올해도 "줌활용을알려줌"이 1월말에 출간됐고, 5월말에 출간될 예정인 개인 저서는 지금 집필중이다.
"김샘. 교장 교감 하지 말고 책이나 쓰고 외부강의 다니면서 즐겁게 살아요. 교장 교감하면 머리만 아프지 않아요. 신경써야할 것도 많고...."
맥아더스쿨 정은상교장님의 말씀이다.
맞는 말이다. 퇴직하는 그날까지 내 맡은 진로교육은 최선을 다하면서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나는 퇴직을 멋지게 할 예정이다. 선생님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고 내가 쓴 책을 한 권씩 선물로 주면서 36년 세월을 축복받고 축복하며 교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아직 퇴직은 많이 남았지만.... 29년이 빠르게 지났듯이 8년 쯤이야 금방지나갈 것이다. 퇴직 후의 삶을 지금 나는 준비중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진행형이다.
올해는 아이들을 교실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담임이 머리가 희끗희끗해서 아이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걱정됐어요"라고 했던 학부모님 말씀이 더오른다. 몇 년전 1학년 담임과 진로부장을 맡았었는데, 입학식에 참석한 학부모님이 담임 발표가 나자 머리 희끗희끗 나이든 내가 담임 호명이 되자 실망했다고 한다. 1년이 지난 후.... 감사하다고 인사하면서 하신 말씀이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열정까지 나이를 먹지는 않는다. "여보 염색좀 하지, 어린 학생들 만나면서 관리를 해야지요" 라고 아내는 흰머리를 싫어한다. 그러나 난 염색을 하지 않는다. 익어가는 세월을 그대로 보여주며 세상과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다.
아직 열정은 내 마음속에서 부터 불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원로교사라고 원로 교사처럼 8년 세월을 흘려보내지는 않는다. 항상 매년 학기 초 마음 먹었던 초심으로 되돌아가 아이들을 만나고 후배교사들을 만날 것이다.
흐르는 세월을 아름답고 즐겁게 사는 방법은 항상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주변과 소통하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