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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에도 약이 있다

by 이장원


1. 한 연구에 따르면 진통제가 사회적 고통도 완화시킨다고 한다. 거절과 외로움이 주는 상처도 신체적 고통과 동일한 신경회로를 자극하고,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진통제가 그 아픔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 타이레놀은 마음의 통증에도 듣는다는 말이다.


2. 그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인간의 감정이란 것도, 특별하고 고귀하다고 믿었던 내면의 세계도 사실은 전기 신호와 화학물질의 교차에 불과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오히려 위안이 될 지 모르겠다. 오늘 나의 하루가 슬프고 외롭게 느껴졌던 이유도 내 인격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단지 신경의 과도한 반응 때문이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한결 더 가벼워질 수 있지 않을까.




* C. Nathan DeWall et al.(2010), ‘Acetaminophen Reduces Social Pain: Behavioral and Neural Evidence’, Psychological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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