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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호너구리 Sep 04. 2024

우주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면, 문득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하곤 한다. 광활한 우주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일까. 그 신비롭고 아름다운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하지만 나는 평생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열렸다지만, 엄청난 비용 앞에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우주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감상을 들어도, 그 경이로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나라는 존재를 초월하는 경험, 그것은 아마 영원히 내 것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나에게도 우주가 있을까.


요즘 들어 아이를 낳을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멀어지는 가능성 앞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아이를 포기하게 되었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는 것과 같다. 내가 쌓아온 모든 가치관과 세계관이 뒤흔들리는, 경이롭고도 두려운 경험일 것이다.


출산과 우주여행은 닮았다. 둘 다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고, 돈이 없으면 시도조차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아이를 낳는 것이 마치 우주여행처럼 특권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씁쓸하다.


결국, 나에게 우주도, 아이도 닿을 수 없는 꿈처럼 느껴진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멀고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꿈.


어쩌면 나는 평생 이 지구안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 꿈꿀 수 있는 건 오직 밤하늘의 별과, 닿을 수 없는 우주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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