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에 이어 '스트릿 댄스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가 시청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일명 '헤이 마마' 챌린지가 온갖 소셜 네트워크에 범람하고 '스우파' 콘서트 투어부터 시상식 연말 공연까지, K-POP 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여성 안무가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여성들의 멋진 댄스가 이 열풍의 이유일까.
최근 반갑게도 수많은 미디어에서 일하는 멋진 여성들의 모습들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워맨스(Woman과 Romance를 합쳐서 만든 신조어, 여성들 사이의 진한 우정과 유대를 뜻함)'라는 단어와 함께 여성들 사이의 연대, '여돕여(여성을 돕는 여성)'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이전 미디어에서 보였던 여성들간의 질투나 편협한 시선이 아닌, 그저 서로의 인생을 돕는 여성들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이전에 그려지지 못했던 진짜 여성들의 이야기가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가 박수 갈채를 받았던 이유는 어떠한 악마의 편집에도 굴하지 않는 여성들의 연대였다. 경쟁이었지만 배틀에 누구 하나 화내지 않고 진심으로 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웨이비팀이 첫 탈락했을 때 노제가 언급했던 것처럼 그저 "항상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하게 춤을 췄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 자체가 목표인 이들이 모여 열정적으로 배틀을 즐겼기에 가능했던 이야기다.
개인적인 이유로 팀을 탈퇴했거나 서로를 피하게 됐던 댄서들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회복이 됐고 춤으로 대화보다도 더 깊은 소통을 이뤄내기도 했다. 그들의 서사는 어떠한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욱 애틋했다. 이들의 연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눈물과 감동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이러한 정신은 초반부의 '스걸파'에서도 이어졌다. 미성년자지만 실력은 전혀 미숙하지 않은 소녀들의 경쟁은 피 튀기지만 서로를 향한 배려가 가득했고 시청자들 또한 그들의 재밌는 무대에 사로잡힌 듯 다시금 '스걸파' 열풍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8일 방영된 '스걸파' 5회에서 K-POP 안무 창작 미션에서 안무를 트레이드하는 과제가 주어졌고 그 과정에서 크루 클루씨가 크루 스퀴드에게 장난스러운 안무를 넘기며 논란의 불씨가 지펴졌다. 결국 개그에 가까운 안무를 받은 스퀴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무대를 꾸릴 수밖에 없었고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이에 대해 "한마디만 해도 되냐"고 마이크를 잡은 프라우드먼의 모니카는 "경쟁이 앞서나가는 것은 맞는데 누군가의 발목을 잡고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이다 발언을 날렸다.
이에 대해 담당 마스터인 라치카 팀의 리더 가비는 "클루씨가 가진 매력을 좀 보여주고 싶었다. 재밌게 하고 싶었다는 것이 가장 컸다. 절박했다"며 변명했다. 하지만 논리 없는 변명은 이때까지 오랜만에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했던 경쟁프로그램인 '스걸파'에 찬물을 끼얹었다. 웃음을 준 것이 아니라 사람을 우습게 만든 것이 아니냐는 등 대중들의 반응은 분노로 들끓었고 이후 엠넷 측과 라치카, 클루씨의 자책이 담긴 공식 영상이 올라왔지만 그마저도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러한 반응 가운데 '스걸파'는 최종회이자 파이널 생중계 무대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의 싸늘한 반응은 오히려 반가운 결과일지도 모른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와 같은 악마의 편집으로 도배된 여성들의 기싸움, 이러한 프로그램의 스토리텔링에 휘말려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됐던 과거와 달리 여성들이 벌이는 진정한 경쟁이 어떤 모습인지, 또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집어주는 사건이 되어줬기 때문이다.
제작발표회 때 언급된 프로그램의 취지에 따르면 '스걸파'는 진정한 경쟁이 바탕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어떠한 팀이 우승을 거머쥘지 알 수 없으나 이제부터라도 공정하고 배려 있게 경쟁하고,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는 것이 아닌 매너 있는 방식을 취한다면 '스우파'의 서사가 그랬듯 시청자들에게 여성들의 연대에 관한 귀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회에서 논란을 지울 정도의 유종의 미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KBS스타연예 페이지에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