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리뷰
넷플릭스가 해냈다. 2024년 상반기, 내놓는 작품마다 국내 시청자들에게 저평가를 면치 못하며 외면받던 넷플릭스가 이번만큼은 야심 차게 기세를 회복할 모양이다. 공개 이후 글로벌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살인자ㅇ난감'의 이야기다.
◇꼬마비 작가의 웹툰 '살인자o난감'...원작 실사화의 성공적 사례 = '살인자ㅇ난감'(각본 김다민/연출 이창희)은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된 시리즈다. 우연히 살인을 하게 된 이탕(최우식)이형사 장난감(손석구)의 추적을 받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우연히 악인만 골라서 죽이게 된 이탕이 과연 심판을 받아야 할 죄인일지, 혹은 단죄가 마땅하지 않은 영웅인지에 대한 딜레마를 담아내 많은 이들에게 질문을 던진 웹툰이기도 하다.
원작의 단순한 그림체로 인해 실사화 소식이 전해진 순간 이탕과 장난감 역에 어떤 배우들이 캐스팅될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의 대학생 이탕 역은 최우식이, 지독하게 사건을 쫓는 형사 장난감 역은 손석구가, 그리고 자신만의 정의를 정당화하는 송촌 역을 이희준이 맡으며 시청자들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작품 공개 직후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열렬했다. 각 캐릭터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입한 배우들은 감정의 극한에 다다른 최상의 결과물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
◇'타지' 감독의 살인적이고 기발한 연출 = '살인자ㅇ난감'의 연출을 맡은 이창희 감독은 '타인은 지옥이다'를 연출했던 바 있다. 당시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도 그로테스크하지만 신선한 연출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만의 연출 세계를 선보였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등장인물들의 광기가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 어두운 무드를 유지한 연출이었다면 '살인자ㅇ난감'은 최우식의 말에 따르면 "원작보다 더 밝은" 연출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살인에 대해 단순히 어둡고 무겁게 표현하는 것이 아닌,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한 장면들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더불어 여러 장면을 겹겹이 교차 및 중첩시키며 캐릭터의 전사를 단기간에 설명하는 신들도 인상 깊다.
◇살인과 단죄 사이의 딜레마...이탕은 죄인인가, 영웅인가 = '살인자ㅇ난감'은 정의에 대한 딜레마를 한 번쯤은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작품 속 이탕이 우연히 죽이는 사람은 모두 흉악범으로 사회에서 어쩌면 '죽어도 마땅한 사람'으로 치부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과연 '죽어도 마땅한 사람'이라는 점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답하지 못할 것이다.
이 작품은 이탕이 어떠한 범죄를 저질러도 그 증거가 행운, 어쩌면 불운으로 인해 사라지는 능력을 가진 점을 통해 그러한 딜레마를 더 자극적으로 보여준다. 잡히지 않는 범인, 하지만 잡아도 어찌할 수 없는 범인에 대한 물음은 시청자들을 집요한 아이러니로 빠져들게 만든다. 원작이 추구하고자 했던 바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 하나만으로 실사화 작품의 성공작으로 꼽힐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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