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핸섬가이즈' 리뷰
영화를 수없이 보다 보면 "입소문 타서 손익분기점 넘기겠는데?" 싶은 작품들이 있다. 원작 '터커 & 데일 Vs 이블'(감독 엘리 크레이그)을 완벽하게 한국화시켜 제작한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의 이야기다.
◇두 형제의 '웃픈' 전원생활...한국 현실 고증 제대로 = '핸섬가이즈'는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시골로 내려왔으나 험상궂은 외모로 인해 오해를 사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웃픈'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친구들과 함께 MT를 온 미나(공승연)는 그들의 무서운 모습에 처음에는 의심하지만 오히려 자신을 구해준 순수한 그들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반대로 이 사실을 알리 없는 미나의 친구들은 재필과 상구가 연쇄살인마라는 위험한 상상을 하게 되며 고군분투를 겪게 된다.
원작이 된 '터커 & 데일 Vs 이블'의 열렬한 팬으로서 '핸섬가이즈'의 재구성은 만족스럽다. 미국 공포 영화 초반부에 정석으로 불리는 주유소 신을 MT 장 보기의 성지인 'OOO마트'로 바꾼 것부터 "감독, 뭘 좀 아는데?"라는 반응이 절로 나온다. 원작에는 없었던 오컬트적 요소를 넣은 것도 신의 한 수다. 신부를 박해해온 역사를 넣어 악마를 가둔 베이커 신부가 떠나는 것부터 이후 봉인된 악마가 풀려나며 재필과 상구 일행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역사적인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자존심 상하는데 웃겨" 피식하게 되는 쾌감 = '핸섬가이즈'가 지닌 최고의 무기는 유머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을 견인한 등장인물들의 유쾌한 티키타카와도 같은 느낌이다. 보통의 상식이라면 말할 수 없는 대사, 혹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대사가 많다. 예시로 지하의 흉악한 그림을 보고도 "베이커 신부, 미대 나왔나보다"라고 말하는 상구의 대사가 있다.
원작의 할리우드 식 대사를 살린 것도 웃음 지뢰를 터뜨리는 데 한몫한다. 재필과 상구가 위험한 인물일 것이라며 재단한 이들이 "살육 파티를 즐기고 있어"와 같이 격앙되고 오버스러운 목소리로 연기하는 톤은 오히려 상식 밖의 상황과 맞아떨어져 웃음을 자아낸다.
◇A급 연기와 연출이 완성한 B+급 영화 = '핸섬가이즈'는 러닝타임 101분 동안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컷 연출과 그 흐름을 빼곡히 따라가는 단단한 서사가 눈에 띈다. 더불어 주연을 맡은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을 비롯해 잠깐 등장하는 배우들까지, 연기 구멍 하나 없는 배우들이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한다.
처음부터 재필과 상구를 수상히 여긴 경찰 최 소장(박지환)의 좀비 댄스 무브, 악마에게 나가떨어진 요한 목사가 '아임 파인 땡큐 앤 유'를 간절히 외치는 모습, 하물며 부동산 사장(이서환)의 두려워하는 연기까지. 모든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를 면밀히 보는 재미만으로도 '핸섬가이즈'는 관객들이 투자한 시간을 아깝지 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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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서울경제스타 페이지에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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