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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사 학비 부담을 줄이는 방법

+ 그 외 소소하지만 도움이 되는 정보들

by 진달

| 학비는 어떻게 마련할까

사실 유학의 가장 큰 걸림돌은 영어나 전공지식보다도, 이다. 사람은 돈이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다. 월급을 받는 박사생과 다르게 석사는 자비로 충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장학금이 있기는 하지만 받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억'소리 나는 학비를 충당할 수 있을까?


일단 나는 이제까지 내가 허리띠 졸라가며 저축한 돈들과 투자했던 돈들, 대학생 때 받았던 장학금까지 모든 돈을 다 끌어모아서 갔다. 학비는 충당할 수 있었지만, 생활비가 문제였다. 그렇게 여유롭지 않아서 항상 식비를 아껴서 다녔고, 안전한 지역 중에서도 최대한 저렴한 방을 구했다. (그리고 그 좁디좁은 집에서 이전 글의 그 룸메 대전이 터진 것이다)


일단 미국 나오기 전에 그래도 장학금 기회를 알아볼 수는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나 재단에서 지원해주는 장학금들도 있지만 이공계 대상인 것이 대부분이다. 그 외에는 학원에서 주는 장학금들도 있다. 기억으로는 해커스에서도 지원 및 합격 후기를 서면 및 인터뷰로 공유해주는 조건으로 천 만원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 같다.


미국에 나온 이후로는 학교를 다니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On-Campus Job들이 굉장히 많다. 도서관에서부터 학교의 여러 기관의 Front desk, 중고등학생 멘토링, 학교 연구실에서 Research Assistant(RA)를 하거나, 수업의 Teaching Assistant(TA)를 할 수도 있다. 단, 한 가지 제약 사항은 국제 학생은 애초에 돈을 벌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On-campus Job은 주당 20시간으로 근무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실제로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들 중 하나는 하고 있었고, 나도 이번 학기부터는 RA 업무를 병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주거비가 걱정된다면, 학교 안의 기숙사에서도 Resident Advisor(RA)를 모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일을 하면 우리 학교의 경우 매달 소정의 용돈과 개인실을 공짜로 준다. 내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에는 대학원생은 학교 기숙사에 들어갈 수 없는 게 원칙이다. 모든 기숙사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 예외가 바로 이 GRA(Graduate Resident Advisor)를 할 때이다. 이 포지션으로 일하는 대학원생 한정 기숙사에 들어가 살 수 있다. 물론 학부생들의 생활 지도와 관리를 해야 하지만, 매달 아끼는 돈을 생각하면 굉장히 쏠쏠하다. 나는 학과장님의 추천을 받아서 지원했는데도 떨어졌다. 이 자리가 굉장히 경쟁도 세고, 한번 RA를 하고 있는 사람은 졸업할 때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아서 TO가 많이 안 난다는 소문이 있다. 학교마다 다를 테니 한 번 확인해 보시길 추천드린다.


그리고 CPT를 통해 인턴을 해서 버는 월급이 있겠다. 이건 정말 인턴경험도 경험인데 월급이 한국에서의 인턴과는 비교도 안 되게 쏠쏠하다. 이 기간에 Relocation 비용과 같이 조금 열심히 아끼면 이걸로 다음 한 학기 생활은 커버가 가능하다. 이 정도만 해도 정말 많은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물론 인턴을 구할 때는 '돈 안 주셔도 되니까 일만 시켜주세요' 모드이지만 말이다. 이건 여름 인턴을 구하는 게 보통이지만, 학교에 따라 Spring, Fall Co-op이라는 근무 형태를 허용해주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나와 같은 프로그램을 듣는 내 친구는 지금 가을 학기에 학교를 안 나오고 인턴십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학비 외에 주거비, 생활비, 식비 등 부담을 좀 덜고 싶을 때 이런 자리들을 찾아보면 여기저기 기회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




| 방학에 한국에 다녀오려면 필요한 것들

그냥 슝 갔다 오면 되지 않느냐면 그건 아니다. 나름의 절차와 필요한 서류들이 있다.


우선 학교로부터 I-20에 travel signature를 받아야 한다. 이건 학교 국제처에서 서명을 해주며, 이 서명을 받은 후 1년 내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증명이다. 나는 국제처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 후 2일 내로 업데이트 된 I-20를 받아볼 수 있었다.


이것만 받으면 마음 놓고 있어도 될 것 같지만 학생 비자로 미국에 재입국시의 주의사항이 있다. 나는 이제까지 ESTA (여행 허가)를 포함 미국에 들락날락거린 횟수가 꽤 많은데, 학생 비자로 미국에 처음 들어올 때를 포함하여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입국 심사에서 오래 걸리거나 뭐 이상한 거에 걸린 적이 없다. 근데 문제는 F1 비자로 '재입국'할 때 발생했다. 여름방학에 인턴이 끝난 후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다시 입국했을 때였다. 나는 혹시 몰라 별별 서류를 다 챙겨갔는데, 입국 심사관은 정말 그 '별별 서류'를 다 요구했다. 내가 받았던 질문들은 아래와 같다.


(제일 최근 Travel Signature 찍힌 I-20를 내밀자) "이거 말고 예전에 받았던 I-20 도 있어?"

나는 혹시 몰라 처음 발급받았던 I-20부터, CPT를 받았을 때의 버전, 그리고 새로 travel signature를 받았을 때의 버전을 포함 모든 I-20를 전부 뽑아갔다. 그걸 전부 다 보여줘야 했다. 매번 요구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제일 최근 것만 뽑아가면 되는 게 아니라, 이제까지의 모든 버전을 다 소지해서 들고 다니는 게 안전하다


"재정 증빙은?"

아뿔싸. 미국 비자 심사받을 때도 안 물어보던 재정 증빙을 여기서 물어볼 줄이야. 당황했다. 은행 잔고 증명서를 뽑을까 말까 하다가 안 뽑았기 때문이다. (나의 귀찮음 때문) 하지만 다행히도, 다음 학기 학비를 내고 학교에서 받은 영수증을 정말 호오오옥시 몰라서 뽑아갔는데, 그걸 내밀면서 "잔고 증명은 미처 안 뽑아왔는데, 다음 학기 학비 납부 증명서는 가져왔어!!" 하면서 최대한 예의 바르게 대처했더니, 흠, 하시고는 넘어갔다. 휴. 여러분들은 안전하게 뽑아서 다니시길.


"다음 학기 무슨 수업 듣는데? 수강 신청은 했고?"

와... 이걸 물어볼 줄은 몰랐다, 정말. 근데 또 나의 무슨 불안세포가 과거에 일을 해줬던 이유에서인지, 나는 수강신청을 한 내역까지도 뽑아갔었다 (!!!) 그래서 굉장히 자신 있게 종이 한 장을 내밀며 "아 나 다음 학기에 이런 수업 들어!"라고 말했다. 학교 사이트에서 Unofficial Transcript를 뽑을 수 있는데, 거기에는 '수강신청 완료됐고 수강 예정인 과목들'도 나와있기 때문에 이것 또한 무사 통과할 수 있었다. (이쯤 되면 트집 잡으려고 작정하신 것 같은데)


"달러는 얼마나 가져왔니"

이건 단골 질문이라서 패스


"어디서 묵어?"

이건 내가 개강 1주일 전에 극적으로 구한 집주소를 읊어주었다. 그냥 쓱 듣고 넘어갔다.


"뭐 과일이나 식물 같은 건 안 가져왔니?"

난 정말 이번에 먹을 것은 일절 챙겨 오지를 못했고 옷으로 꽉꽉 채운지라, 아주 자신 있게 "먹을 거 한 개도 안 가져왔어!"라고 했다.


이런 땀나는 질문들을 무사히 넘기고 이제 순순히 보내줄 줄 알았는데 웬걸, 내 여권을 무슨 플라스틱 DVD박스 같은 데다가 넣고 잠가버리더니, 나가면서 짐 검사도 받고 가라는 거다. 짐 검사를 받아야 내 여권을 꺼내준다나. 그래도 세컨더리 안 끌려간 게 어디야, 하며 털레털레 짐을 찾고 나가는 길에 검사를 맡으려고 직원을 찾았다. 근데 한 미국인 남성분이 나를 사이드로 데려가시면서, 갑자기 "안뇽하쎄요?" 이러시는 거다. 오? 알고 보니 그 직원분은 한국말 몇 문장을 할 줄 아셨고, 내가 학생인지 여행객인지 모르시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에게 "요즘 한국 날씨 어떻냐", "한국 사람들은 어떻냐" 등등 한국에 대한 호기심 어린 질문들을 늘어놓으시더니, 본분을 기억하시고는 짐에 대해서 "뭐 먹을 거 가져왔어?" 하셔서 "There's nothing edible in here (여기 먹을 수 있는 거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하니까, 짐을 풀어보시지도 않고 정말 쿨하게 여권을 돌려주시고 잘 가~! 하셨다. 그 직원분 덕분에 정말 긴장이 다 풀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어쨌든, 학생 비자로 재입국하는 경우에는 나처럼 첫 입국과 다르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으니 위의 서류들은 다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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