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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브르박 Jun 13. 2023

토목설계사 취업하기_2

제 학점으로 취업 가능할까요?

제 학점으로 취업 가능한가요?

토목 관련 커뮤니티에서 취업관련 질문으로 자주 올라 오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학점과 학벌에 관한 것입니다. 


"제 학점으로 메이저 설계회사에 취업이 가능할까요?"나 혹은 "어느 정도 회사까지 지원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 나오면 저는 "그냥 지원해봐라, 지원하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학점에 상관없이 우선 이력서 넣고 기다려봐라."라고 답변하고 싶습니다. 


질문한 사람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겠지만, 취업의 문턱에서 학점이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습니다. 확실히 높은 학점이 취업에 더 유리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학점은 지원자의 성실함을 지표하는 대표적인 정량적 수치입니다. 


몇몇 회사들은 지원시 학점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고, 실제 취업시장에서 3.0이 넘는 지원자의 합격률이 80%가 넘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잡코리아에서 통계를 낸 엔지니어링 회사들의 합격자 학점 비율입니다. 도화, 삼안, 유신,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재 엔지니어링회사들 중에 이름이 알려진 회사들을 찾아보니 평균 3.5이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ㅏㄷ. 

도화 / 삼안
유신/ 현대엔지니어링


물론 학점이 3.0미만이어도 합격할 수 있지만, 학점이 높은 지원자들의 합격률이 높은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성실함의 척도이기도 하지만, 전공의 이해도와 직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공계의 경우 전공과목에 대한 학점이 전공지식에 대한 이해도와 연결된다고 생각되는데요. 아무래도 엔지니어링회사는 공학을 기반으로 설계 및 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업무적으로도 전공지식이 필요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무자 입장에서도 학점이 낮은 사람보다 높은 사람이 업무를 함꼐 진행해 나갈때도 더 수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실무부서에서 수행하는 분석 업무도 일부는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엑셀로 짜여진 수식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무자 입장에서 이런 것들을 이해하고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지식을 조금 더 많이 습득한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지식의 습득 지표는 학점이 될 수 밖에 없구요. 


본인의 학점이 저 평균치에 못미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 필요한건 기도 메타입니다. 기도를 열심히 해보세요. 서류만 통과되면 내 역량을 면접관들에게 보여주겠다구요.



저희 학교로 지원해도 될까요?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볼까요? 학점 만큼 많이 나오는 질문이 학력과 학벌입니다. 예를 들면 '지반부에 지원하고 싶은데, 석사가 필요할까요?'나 '서성한인데 메이저에 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입니다. 


여기서 학력과 학벌을 구분하고 넘어가자면, 학력은 교육수준을 말합니다. 대학교를 졸업했느냐, 대학원을 졸업했느냐고 구분할 수 있겠네요. 학벌은 출신 학교를 의미합니다. 서성한, 서연고, 지역거점국립대 뭐 이런걸 말 합니다. 사실 학력과 학벌은 현대 사횡에서 무시하기 쉽지 않습니다.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에서 언급되지만, 이 사회에서 기회를 얻는 갈림길에서 학력과 학벌이 갖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우선 학력에 대하여 언급하자면, 엔지니어링회사에 학사보다 석사졸업생을 선호합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엔지니어링 회사는 단순히 시공을 위한 도면 작성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설물을 설치를 위한 타당성을 비롯하여 시설 계획 수립을 위한 각종 분석이나 평가 등을 수행하는데, 수행하는 업무의 폭이 생각외로 넓습니다. 막상 일하다보면 '내가 이런것 까지 알아야 하는건가?'싶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업무가 많은 지반부나 구조부 같은 경우 특히 더 석사 졸업생들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학사 출신보다는 석사출신들이 논문이나 교수들의 연구용역을 도우며 분석을 수행해본 경험이 있기 떄문에 이런 업무들에 더 능숙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학벌을 언급해볼까요. 우선 이 업계에서 입사지원서에 출신 학교를 기입하지 않는 회사가 있는가 궁금하네요. 제가 재직하는 회사도 도급순위 10위권에 있는 회사지만, 입사지원서에 보면 출신 학교를 기입하는 공간이 남아있습니다.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학벌을 보는 이유중 하나는 학벌이 지원자의 역량을 지표한다라는 고루한 인식이 아직 남아있는 것도 하나일겁니다. 요쪽 업계가 약간 경직되있는 편입니다. 고루하죠. MZ 임원이 있는 다른 업종들을 보면 그저 신기합니다. 이쪽에서 임원은 모두 기술경력이 빵빵한 분들이 차지합니다. 일단 업계 특성이 그렇기 때문에 젋은 스타 기술자가 만들어 질 수 없는 구조입니다. 


옛날 분들이 윗선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학벌 = 좋은 인재'라는 인식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일머리와 공부머리는 다르다라는게 세간의 인식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고 그런 분들이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건 좀더 어두운 현실인데, 의외로 이 바닥에서 인맥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큽니다. 엔지니어링회사가 수행하는 일들이 공공사업이나 연구용역 등이다 보니, 각종 심의나 자문 처럼 사람과 엮이는 일들이 꽤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맥의 폭을 넓히기 쉬운 쪽으로 채용을 진행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이건 임원분들의 라떼 시절 이야기인데, 더 예전에는 공채를 올리면 각 학교에서 청탁이 너무 많이 들어오다보니 어디는 부탁을 들어주고 어디는 들어주지 않을 수 없어서, 메이저 급 회사들은 신입사원 공채를 별도로 올리지 않았다는 카더라도 있더군요. 하지만 요새 같이 기술자가 부족한 시기에는 그저 옛이야기 인것 같습니다. 


어찌도었거나 학력과 학벌은 취업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학력이나 학벌이 다른 사람에 비하여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지는 말고, 꾸준이 지원하면 기회의 문이 작지만 열려있을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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