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적도, 만날 수도 없는 그에게 죄책감을 느꼈다.
할 수 있다면, 한 입 씩만 맛볼 수 있을까요.
딱 한 입, 한 입 씩만 먹어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럴 수 없다는 건 너무도 잘 알아.
그런 생각을 해. 진열장 안에 채워진 저 케이크들을 다 먹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종류 별로 하나씩 주세요. 먹고 갈게요.
두려워서 맨날 상상으로만 하는 말.
너무 달아. 어떨 땐 내가 무스 같아.
인간이 무스가 되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니.
나는 무스가 되어가는 것 같아.
한 입 씩만 맛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한 입을 기억하고 싶은 날이 있어.
너무 간절히도.
혀에도 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
진열장을 만들었어.
한 입 진열장.
내가 고른 케이크 하나의 가장 첫 포크질로 만든 상처를, 그것을 담아두는 진열장.
자신을 기억해 달라던 남자가 있었지. 기억 속에 어머니가 점점 잊혀 갔다던 그의 말이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는 것으로 들렸다.
그 남자를 생각하며 한 입 진열장을 만들었다.
그 남자에겐 그 어떤 작은 상처도 나지 않길 기도하며.
한 입 진열장엔 죄책감만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