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by 기묭



그들이 나를 호명하였고 그때

나는 탄생하였다

나는 사명을 부여받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나아갔다

목적에 이르렀다고 여겨질 때마다

그것은 나에게서 멀어졌고

나는 매번 환희를 느낀 뒤

그와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가까운 자리에서 나는 절망을 경험하였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절망을

끝이 없을 정도로 반복한 끝에

나는 나아감 없이 나아갈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나는 100%라는 자신

100%라는 확신을 품고 마지막 여정을 떠났다

나는 그것을 잡았고

그것은 내가 붙잡았다고 확신한 순간 떠났다

나는 100%

그것을 붙잡는 것을 포기했다

포기한 순간 나는

그것을 붙잡는 방법은

그것이 되는 방법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거기에 다다른 나는

태초에 그것을 정할 때

그것이 그것으로 될 수 있는 것인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거기서 나의 신화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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