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시돌목장의 테쉬폰
별 헤는 밤이면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
글을 적으려는데 문득 (고) 유재하 씨의 '그대 내 품에'의 첫 소절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이곳은 별을 보거나 별사진을 찍기 위해서 가는 곳은 아닙니다. 그냥 제주에서 볼 수 있는 여느 목장입니다. 목장 그리고 목동에서 알퐁스 도테의 소설 <별>이 생각났고, 소설에서 소녀와 목동이 함께 별자리를 보던 그 장면이 떠올랐나 봅니다. 오늘 소개할 장소는 성이시돌목장, 그중에서도 테쉬폰입니다.
테쉬폰 또는 성이시돌목장은 제주도 서쪽의 정중앙에 위치해있습니다. 제주도에 내려와서 몇 년이 지나서야 이곳의 존재를 알았고, 처음 방문했을 때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방문했는데 이제는 거의 필수 여행코스가 됐습니다. 특히 젊은 커플들에게 추억의 사진을 남기는 장소가 됐습니다. 그래서 예비 신혼부부들이 이곳에서 웨딩촬영도 많이 합니다.
테쉬폰은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에 Cteshphon이라는 지역의 건축양식의 건물입니다. 이시돌 목장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목동들의 숙소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한 채만 남아서 관광객들이 맞이하고 있습니다. 노란색으로 칠해진 유선형의 시멘트로 지어진 집이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가 없는 모양새입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이젠 빛이 다 바래서, 사비를 들려서라도 노란색 페인트칠을 다시 해주고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면 지금 테쉬폰이 가지는 매력이 사라질 것 같기도 합니다. 올해 초에 테쉬폰 옆에 있는 죽은 나무를 잘라내 버려서 많이 아쉽습니다.
연초에 테쉬폰 옆으로 주차장도 만들어놓아서 여행객들이 좀 더 자유롭게 다녀갈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제 사진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인물 사진을 찍기 싫어해서도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도 아닙니다. 단지, 함께 여행하며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ㅅㅠㅠ. 눈물부터 닦고 가겠습니다. 모델 기다립니다.
테쉬폰 사진을 별로 많이 찍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앨범을 뒤져보니 의외로 많은 사진이 있었습니다. 일부러 테쉬폰을 찾아와서 사진을 찍었다기 보다는 인근에 있는 새별오름 나홀로나무 사진을 찍으러 왔다가 또는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서 사진을 남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테쉬폰 주변의 목장 사잇길도 예쁘고, 정물오름도 있고, 또 테쉬폰에서 평화로로 가는 길에 넓게 펼쳐진 초원은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기에 제격입니다.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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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http://bahnsvill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