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7월 초에 약 2주간 미국 서부 지역을 여행하고 왔다. 여러가지 목적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미국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매우 궁금 했다. 따라서 여행하는 내내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나 배려를 유심히 봤고 현재 미국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강승구 회장님과 함께 다니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나는 외형만 보고는 티가 나지 않는 저시력인이다. 그러다보니 나를 통해 사람들이 장애인을 대하는 것을 느낄수 없었다. 그러나 휠체어를 타는 사람과 이동했을때 무언가 다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했다. 물론 엘리베이터의 유무나 신호등, 인도와 차도와의 분리 등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애인 배려 시설이 존재 하였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점은 화장실의 사이즈가 매우 컸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처럼 작은 장소라도 두 세칸씩 화장실을 두지 않고 하나의 화장실만 두고 휠체어가 충분히 들어 갈 수 있도록 큰 공간을 배려 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화장실 구조는 공항이나 큰 쇼핑몰 정도에서만 찾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여러사람이 동시에 사용하기에는 불편하였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장애에 대한 인식
장애에 대한 인식은 “Cool”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장애가 있다고 해서 배려를 하거나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모두 동일한 조건으로 생각하고 차별을 두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장애인을 측은하다고 생각하거나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 단지 눈이 잘 안보이거나 다리가 불편할 뿐 비장애인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생각하고 있다.
지난 NASA의 김문재님과 인터뷰에서도 들었지만 한 쪽 눈이 보이지 않는 정도는 장애인으로 등록되지 않고 다른 한쪽 눈으로 기능을 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들었다. 불편한 부분을 보조기구나 시설로 충분히 보완하고 비장애인과 차별없이 동일한 선상에 두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학교 교육에서도 또다른 특수 학교나 교육을 받기 보다 같은 반에서 섞여 지낼 수 있다. 아마도 너무나 다양한 인종이 생활하다보니 장애에 대한 다양성도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우리는 몸에 문제가 없는 것이 정상이고 일반적이라는 인식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차별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너무나 슬픈일은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특수학교를 유치하지 못하게 했고 같은반에서 놀지도 못하게 교육 한다. 게다가 비장애인이라도 어떤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지를 구별하여 생활하는데도 익숙하고 놀이터에는 출입조차 못하게 했다.
나라에서는 대신 일을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큰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은 발달장애와 같이 일을 할 수 없는 장애를 가졌을 경우 정부에서 엄청난 지원이 들어온다고 한다. 왜냐하면 다른사람들은 충분히 일해서 먹고 살 수 있지만 장애 당사자나 부모의 경우에는 일상생활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장애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단단히 뒷받침 해주고 사회에서는 동일한 라인에 줄을 세우는 것이 인상적인 것이다.
사실 어느날부터 장애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거나 과잉으로 배려하는 것도 또다른 이름의 차별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호의를 베푸는 모습이나 행동은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운일이다. 하지만 핸디캡이 나의 특성이지 자랑의 대상이 아니듯 특성에 맞게 유연한 생각과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모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