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세이슈, 사케, 정종 등의 유사한 표현도 너무 많고, 또 어떠한 술을 지칭하는 건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가장 먼저 본 글을 시작하기 전, 니혼슈(日本酒)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이해하고 가야 할 듯하다.
아주 간단명료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먼저 청주(清酒)와 니혼슈(日本酒)의 일본 '국세청 일본주조조합중앙회'(国税庁 日本酒造組合中央会)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청주(清酒, SAKE)란 해외산도 포함해서 쌀, 쌀누룩 및 물을 주원료로 해서 발효시킨 것을 넓게 말한다.
청주(清酒) 중에서 니혼슈(日本酒, Nihonshu / Japanese Sake)란 원료가 되는 쌀을 일본산을 사용하고, 일본국내에서 양조한 것 만을 말하며 이러한 니혼슈(日本酒)라는 호칭은 지리적 표시(GI)로 보호되고 있다.
즉, 청주(清酒)는 니혼슈(日本酒)를 포함한 광의의 개념이며, 니혼슈는 협의의 개념이 된다.
쉽게 말하면 미국산 쌀 또는 미국에서 만든 사케는 청주에는 해당이 되어도, 니혼슈는 될 수 없다.
그리고 세이슈는 청주(清酒)의 일본식 음읽기가 된다.
주세법 (酒税法) 상의 정의는 간단하게 정리하면 알코올이 22% 미만 이어야 하고, 쌀과 쌀누룩, 물을 이용해서 발효시켜 걸러낸 것이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에게 더 친숙한 '사케'라는 말은 무엇인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사케(酒, sake, さけ)라는 말은 술 전체를 통칭하는 단어인데, 지금은 니혼슈만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다.
완전한 정설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오사케(お酒)라고 하면 술전체를 통칭하고, 그냥 사케(酒)라고 하면 니혼슈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히고 있다.
그 이유는 아주 옛날 소주, 위스키, 와인, 맥주 등의 술이 들어오기 전 시절로 돌아가보자.
그때는 술(酒, 사케)이라고는 니혼슈(日本酒) 밖에 없었다. 즉, 사케가 니혼슈를 말하게 된 것이고, 지금도 '사케'라고 하면 니혼슈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소주, 와인, 위스키 등의 다른 술도 존재하는 지금은 일본 내에서도 '오사케'냐, '사케'냐 하며 다소 혼동스러운데, 오히려 한국에서는 사케로 부르는 게 더 혼동 없이 명료한 듯하다.
참고로, 소주를 메인으로 생산하는 큐슈(九州), 특히 그중에서도 미야자키(宮崎)나 카고시마(鹿児島)에서는 니혼슈(日本酒)라는 단어로 얘기하는 걸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 왜냐면, 니혼슈(日本酒)가 '일본의 술'이라는 뜻을 가지는데, 왜 사케가 일본을 대표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그들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정종(正宗)은 무엇인가?
본 브런치북의 마지막에 다시 제대로 언급하겠지만,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일제강점기 전후로 일본의 청주 즉, 사케 제조업체가 한국으로 진출하게 되는데, 광복이 되던 1945년에 “조선 청주 주조 조합원(朝鮮清酒酒造組合員)”의 데이터를 보면 총 119개의 양조장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 메이저급의 청주제조업체는 키쿠 마사무네(菊正宗), 사쿠라 마사무네(櫻正宗) 등이 있었고, 중소 업체들도 여러 마사무네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이때의 마사무네(正宗)를 한국에서는 음읽기로 읽을 수 밖에 없었기에, 정종(正宗)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은 소주, 막걸리, 맥주의 분류는 있어도, 청주를 대체할 단어가 없었기에, 청주는 곧 정종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었는지도 모른다.
필자의 향후 표현에서도 한국에서 이미 대명사화 되어버린 '사케'라는 단어를 중점적으로 써나갈 것이기에 상기의 내용을 참고해서 혼동 없으시길 부탁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