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부모'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수강신청 어떻게 하나요?” 대학까지 따라온 헬리콥터부모" https://press.uos.ac.kr/news/articleView.html?idxno=13320 )
최근의 '내 새끼 지상주의' 또한 맥락이 다르지 않다.
대학교 수강신청을 넘어, 성인이 되어서도 자녀의 직장에까지 부모가 전화해서 따지는 경우를 직접 경험했다.
교장으로 근무할 때 코로나 시기에 임시채용한 청년방역요원의 부모가 내부갈등문제로 학교에 전화를 했었다. 또 교육청에 근무할 때 교사부모가 학교관리자에게 전화해서 업무분장 관련해서 따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내 새끼 지상주의'적인 자녀 양육태도는 결국 자녀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이나 분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독립적인 인격체로 자라나서 자신의 삶을 잘 사는 성인으로 기르고 싶다면,
아이들의 독립심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의 삶에 책임지도록 양육해야 길러진다.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지하는 자녀들을 자녀 탓만으로 돌릴 순 없다.
무한정의 사랑이라 생각하는 양육태도가 결국 자녀를 헬리콥터 자녀로 만들지 않을까?
외국영화를 보면 어린 자녀들도 식탁을 같이 차리고 잔디를 깎는 등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함께 하며 그 대가로 용돈을 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정서와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어릴 때부터 할 수 있는 하도록 하는 모습은 배울 점이라 생각한다.
두 아이를 기르면서 할 수 있는 집안일은 함께 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은 경제교육이라 생각했다.
어릴 때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일은 신발장 신발 정리, 빨래 개기 등이었다.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용돈이라는 개념을 알기 시작할 무렵부터 간단한 집안일을 담당해서 하도록 하고 용돈을 줬다.
용돈 주기는 주 단위로 처음에는 주당 오백 원 정도였다.
용돈주기는 아이들의 성장시기에 따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에 맞게 늘려가야 관리능력을 기를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2주 주기로, 중학교 이후부터는 1달 주기로 용돈을 줬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점차 친구들과 군것질을 하는 등의 일이 많아지면서 용돈을 올려달라는 요구 했다.
희망하는 용돈이 얼마인지 물은 후 그 액수에 맞게 용돈계획서를 작성하게 했다.
작성 후에는 작성된 용돈계획서를 같이 검토해서 용돈액수를 조정했다.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점차 활동이 많아지면 그에 맞게 다시 용돈계획서를 검토하고 같이 결정했다. 검토를 하면 대개는 아이들이 작성한 용돈계획서 액수보다 더 적게 결정되었다.
예를 들어 군것질 비용을 너무 많이 잡는 경우 등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용돈은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집안일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커가면서 당연히 용돈을 받기 위한 가사노동의 종류도 성장에 맞게 달라졌다.
초등학교 때는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세탁기를 돌려서 빨래를 널고, 빨래를 걷어서 개는 일을 나눠서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한 아이가 빨래를 전담해서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고3 때는 가족회의를 해서 시기의 특성을 고려해서 가사노동을 1년 간 제외시켜 줬다.
이렇게 경제교육을 한 이유는 당연히 아이들이 자립적으로 살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이다. '독한 엄마' 시리즈의 일환이라 할 수 있겠다.
대학교부터는 입학 전에 생각은 외국 학생들처럼 모든 비용을 스스로 벌어서 해결하길 바랐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알바를 해서 대학을 졸업하려면 너무 긴~시간이 걸릴 상황이었다.
차라리 일정 정도의 용돈을 지원해서 빨리 졸업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서로 더 좋은 방법이라 판단했다. 아이들은 학기 중에도 알바를 할 수 있는 상황이면 알바를 해서 용돈을 보탰다.
용돈은 카드를 주지 않고 현금을 주고 본인의 체크카드를 만들어서 쓰도록 했다.
부모의 신용카드를 쓰는 경우, 사용할 때마다 부모눈치를 보거나 경제관념이 떨어질 수 있다.
부모 또한 카드사용 문자를 받으면서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감시? 하는 듯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것은 자칫 자녀들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용돈액수를 제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져 괜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는 특별한 학업계획이 없으면 알바를 해서 스스로 생활비를 버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등록금은 맞벌이 부부라 국가장학금대상이 안되어서 공무원연금으로 일단 납부했다.
그리고 본인등록금은 취업 후 갚도록 했다. 큰 아이는 졸업 후 바로 취업해서 등록금을 이미 모두 갚았고 작은 아이도 바로 취업해서 다달이 등록금을 분납해서 갚고 있는 중이다.
등록금과 관련해서는 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 들기도 한다.
대기업이면 회사에서 지원해 주고 국가장학금으로 대부분 충당되는 경우가 있는데 부모 상황이 그렇지 않아서 자신들이 장학금을 일부 받은 것을 빼고는 온전히 갚아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자식들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우리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아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자립해서 생활을 잘하고 있는 거 같다.
어릴 때부터 보모한테 의지할 수 없구나,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겠구나 생각한 결과라 생각한다. 속마음까지 다 알 수는 없지만 부모의 이런 양육태도에 대해 큰 불만도 없었던 거 같다.
키우는 과정에서 가끔 이게 잘하는 것일까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맞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잘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