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의 시작
내가 자랄 때만 해도 주변에 유학이라곤커녕 해외여행도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기에 해외에 대한 동경이나 딱히 해외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해외여행이라곤 20살에 두근 반 세근 반 하며 혼자 떠난 3달 간의 뉴욕 여행과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전부였으니 인생이란 참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아직도 20대 초반 미국에서 커피 한 잔조차 영어로 주문을 못해 부끄러워했었던 내 모습이 생생한데 그러던 내가 겁도 없이 영국으로 건너가 첫 직장 생활을 거쳐 누구나 들으면 아는 독일의 글로벌 IT 기업에서 일을 하고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세미나를 열고 있다. 가끔 안타까운 것은 학생들에게 멘토링을 하다 보면 10에 9은 해외 취업을 꿈꾸는 이유가 '탈조선을 하기 위해', '돈을 많이 받을 것 같아서', '멋있어 보여서' 라는 것이다. 미디어에 나오는 성공 스토리 만을 듣고 막연한 해외 생활의 환상에 사로잡혀 막상 현지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경우가 미디어에 나오는 아주 극소수에 국한된 해외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케이스보다 흔한데 말이다. 어떤 것이든 명암은 존재한다.
내가 처음 영국으로 가기로 결심한 것은 대학 막 학기에 늦게 접한 해리포터를 읽고서다. 이후 해리포터 시리즈에 빠져 영화까지 섭렵했고 브리티쉬 악센트는 왜 그렇게 멋있어 보이는지.. 각자 자신들 만의 전통과 특색을 가진 유럽 국가들을 주말이면 2시간 내에 다녀 오는 것도 큰 매력으로 보였다. 이렇게 나는 영국에 대한 환상을 키웠고 학부 생활로는 부족했던 지식을 메꾸기 위해 국내 대학원을 준비하던 나는 영국 내 대학원들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고 나의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다음 이야기부터는 영국에서의 대학원 생활, 현지 취업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 했었는지, 서유럽 국가들의 다른 듯 비슷한 인터뷰 스타일, 유럽 회사의 분위기, 좌충우돌 회사 생활, 유럽에서 사는 직장인으로서의 장단점 등에 대한 내 개인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나눠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