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브랜드는 조선미녀와 라네즈가 될 수 없다

Beauty of Joseon과 Laneige: 미국에서 살아남은 K뷰티

by 제나

두 브랜드는 성격이 다르다. Beauty of Joseon은 $15~22의 부담이 적은 가격대이고, Laneige는 아모레퍼시픽 계열의 미드-프리미엄 브랜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모두 강한 자리를 잡았다. 이 두 브랜드의 공통점을 찾으면 K뷰티 성공 공식의 본질이 보인다.


Beauty of Joseon — 한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유명해진 브랜드

Beauty of Joseon은 조선 시대 한방 성분을 현대 스킨케어에 접목한 순수 한국 브랜드다. 2019년 Goodai Global이 브랜드를 인수해 현재의 형태로 재탄생시켰다.

© Beauty of Joseon / Source: Olive Young

창업자 Sumin Lee는 직접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에요. 한국에서는 솔직히 아직 인기가 없어요. 브랜드 이름이 촌스럽다는 반응도 있고요. 'Beauty of Joseon'이라는 이름이 '조선의 미인'이라는 뜻인데 한국 사람들은 이 이름을 듣고 뭔가 오래된 느낌이 든다고 해요."¹

자국에서 촌스럽다는 평을 받는 브랜드가 미국에서 먼저 성공했다. 역설처럼 보이지만 논리가 있다.


히어로 제품의 힘: Relief Sun Aqua-Fresh: Rice + B5 SPF50+ PA++++. 이 선스크린 하나가 미국 시장을 열었다. 한국식 선크림의 가장 강력한 특징인 가벼운 발림성과 백탁 없는 마무리가 틱톡 영상으로 만들어지기 쉬웠다. "이렇게 가벼운 사용감인데 SPF50이라고?"라는 반응이 연쇄 반응을 만들었다. 제품 자체가 콘텐츠였다.


레딧 커뮤니티의 역할: r/SkincareAddiction에서 Beauty of Joseon 선스크린 관련 포스팅이 수백 개 자발적으로 쌓였다. 브랜드가 기획한 것이 아니다. 제품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직접 공유했다. 레딧은 스킨케어 커뮤니티의 신뢰 지수가 높은 플랫폼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극도로 엄격하게 검증하는 문화가 있다. 그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추천을 받았다는 것은 제품의 실제 효능이 뒷받침된다는 의미가 된다.


Laneige — 립 슬리핑 마스크가 브랜드를 만들었다

Laneige는 아모레퍼시픽 계열 한국 브랜드로 미국 세포라에는 2014년부터 입점해 있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미국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훨씬 이후다.

© Laneige (Amorepacific) / Source: Zigzag

변곡점은 립 슬리핑 마스크였다. 취침 전 입술에 바르고 자는 제품이라는 개념 자체가 미국 소비자에게 새로웠다. 이 제품이 틱톡에서 바이럴됐고, Sydney Sweeney, Charli XCX, Kate Hudson, Kendall Jenner 같은 셀럽들이 자신의 루틴에 포함된다고 언급하면서 폭발적으로 알려졌다.


Sydney Sweeney는 2022년 봄 Laneige의 미국 앰배서더로 공식 발탁됐다. 브랜드 측은 파트너십이 "매우 유기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으며, Sweeney 본인도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Laneige 제품으로 스킨케어 루틴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후 관계가 깊어지며 2024년에는 첫 글로벌 앰배서더로 확대됐다. 브랜드와 셀럽의 핏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 케이스로, 소비자 입장에서 진정성이 다르게 읽혔다.

그 결과, Laneige는 2024년 기준 미국 프레스티지 뷰티 시장에서 립 트리트먼트 카테고리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²




두 브랜드의 4가지 공통점

가격대도, 포지션도, 스토리도 다른 두 브랜드에서 공통점을 찾으면 이렇다.


① 하나의 히어로 제품이 브랜드를 알렸다.

Beauty of Joseon = 선스크린. Laneige = 립 슬리핑 마스크.

라인업이 아니라 하나의 제품이 먼저 바이럴됐고, 그 제품이 브랜드로의 유입을 만들었다. 브랜드가 먼저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제품이 먼저 유명해졌다.


② 소비자가 먼저 말했다.

두 브랜드 모두 소비자의 자발적 콘텐츠가 성장의 핵심이었다. Beauty of Joseon은 레딧과 틱톡의 오가닉 포스팅이 시작이었다. Laneige는 셀럽들의 자발적 언급이 시작이었다. 브랜드가 "우리 제품이 좋아요"라고 말하지 않았다. 소비자가 말하게 만들었다.


③ 즉각적인 경험 차이가 있는 제품이었다

선스크린을 바르는 순간 느끼는 "이게 SPF50이라고?"의 가벼움. 자고 일어나면 달라진 입술 상태. 바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이 공유를 만들었다. "2주 후 효과가 나타납니다"는 공유되지 않는다. "지금 당장 달라요"가 공유된다.


④ 명확한 카테고리 내 1등이 됐다

Beauty of Joseon = 미국 소비자가 먼저 찾는 한국 선스크린. Laneige = 미국 립 트리트먼트 시장 1등. 카테고리 전체에서 1등이 아니어도 된다. 특정 서브카테고리에서 1등이면 된다. 그 1등 포지션이 브랜드 전체의 신뢰를 만든다.


후발 주자가 두 브랜드의 성공 공식을 복사할 수 없는 이유

이 두 브랜드의 성공을 보고 많은 후발 주자들이 비슷한 방식을 시도한다. 선스크린에 K뷰티 성분을 넣고, 셀럽에게 제품을 보낸다. 그 방식은 잘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포지셔닝의 핵심은 차별화다.

그것이 전부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Beauty of Joseon이 선스크린으로 성공한 것은 그 포지션이 비어 있던 시점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전략으로 들어가는 두 번째 브랜드는 Beauty of Joseon의 저렴한 대안으로 읽힌다.


성공한 공식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식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빈 좌표를 찾아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미국에 와서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보며 K뷰티 코너를 관찰한 현장 리포트를 쓴다.실제 소비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K뷰티 제품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기록한다.


참고 자료 ¹ Glossy. (2024, December). "Sumin Lee on why Beauty of Joseon is blowing up in the US before its native Korea." ² Laneige US. (2024). #1 Lip Treatment Brand in the US. Circana, U.S. Prestige Beauty Total Measured Market, 12 months ending December 2024. us.lanei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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