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와요

by 온지엽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망했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비워졌다. 마음속 쓰레기집의 쓰레기들을 청소했다. 이제 나는 남은 게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땡전 한 푼 없는, 가진 것 하나 없는 빈털터리다. 내가 흥청망청 쓰는 돈은 내가 번 돈이 아니다. 하하하하-

나는 순서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다. 어른이 되려면 미사일 뉴스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국가를 걱정하고 근심하는 줄 알았다. 나만 머리를 나라로 도배시킨 거였다고? 나만 죽고 싶어 했던 거라고? 한밤 중에 경찰대 졸업식 및 임용식을 보면서 눈물 줄줄 흘리던 게 고작 한두 달 전이다. 다큐 3일 국군간호사관학교 편을 보고 또 봤다. 어머, 나 왜 그러고 살았지? 웬 집착이고 강박이야?

Gemini가 말하기로는 통제할 수 없는 내 인생, 그리고 내 몸과 마음을 버틸 수가 없어서 거대 담론에 기대고, 국가에 집착하고, 애국이나 이념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 매달리는 거란다. 어머... 내가...? 뭐, 아닐 수도 있다. 근데 그게 맞다면 뭐 그런 미-친년이 다 있었나 싶어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음이 난다. 내가. 나로서. 내가 좋아하는 걸 찾고. 내가 하고 싶은 걸. 내가 알아서. 나의 삶을 산 적이 없다.

그냥 나로 살면 되는 걸 엉뚱하게 나라나라나라 해대고, 국가국가국가 해댔다. 스무 살부터 어른인 줄 알았다. 무서워서 매해 연말연초, 생일마다 드러누웠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 왜 그 모양으로 살았지?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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