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업 이야기
뉴욕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저는 그저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도시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뉴욕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그만큼 예술에 대한 시선도 넓었습니다. 한국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잠시 전시 활동을 하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친다면 나도 배우고, 그들도 배우는 시간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첫 수업 날은 지금도鮮明하게 기억납니다. 소규모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린 어린이 미술 클래스였는데, 6명의 아이들이 둥근 테이블에 앉아 있었습니다. 종이와 물감, 붓을 준비하며 평소처럼 차분히 시작하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한 아이는 종이에 물을 잔뜩 부었고, 또 다른 아이는 색을 섞어가며 손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이곳의 미술 수업은 규칙을 지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내는 시간이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날 이후 수업 준비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정해진 틀과 주제보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재료와 환경을 먼저 마련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의 상상력은 매번 저를 놀라게 했고, 저 역시 교사라기보다 함께 창작하는 동료로서 그 시간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뉴욕에서 미술을 가르치기 시작한 건 단순한 직업 선택이 아니라, 제 인생에서 가장 값진 변화를 만들어준 결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