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아이들이 그림을 대하는 태도와 창의성

by 제니퍼쌤

뉴욕에서 미술을 가르치다 보면, 아이들이 그림을 대하는 태도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두려움이 없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수업을 할 때는 “이렇게 그려도 되나요?”, “색을 잘못 칠하면 어떡하죠?” 같은 질문을 자주 들었지만, 뉴욕 아이들은 그런 고민보다 먼저 손이 움직입니다. 틀릴까 봐 멈추는 대신, 그 순간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로 색과 선으로 옮겨 놓습니다.


창의성의 폭도 놀라울 정도로 넓습니다. 예를 들어 ‘나만의 동물’을 그려보라는 과제를 주면, 단순히 기존 동물을 변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에는 없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냅니다. 날개 달린 고래, 물속에서 사는 사자, 색이 계절마다 바뀌는 여우처럼 상상력의 한계가 없습니다.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에는 그림 속 캐릭터의 성격, 취미, 사는 장소까지 이야기해 주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이 다시 한 번 확장됩니다.


또한 뉴욕 아이들은 ‘정답이 없는 질문’에 익숙합니다. 미술 시간뿐만 아니라 학교 전반에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장려받기 때문에, 그림 역시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완성도가 낮아 보이는 그림 속에도 아주 개성 있는 이야기와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태도를 가까이에서 보며 저는, 미술이 단순한 기술 훈련이 아니라 스스로를 표현하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힘을 길러주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뉴욕 아이들이 보여주는 창의성은 그 자체로 제게도 큰 영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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