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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Nov 11. 2018

인형뽑기를 자주 했는데요.

그때마다 추억도 함께 뽑았나 싶어요.

작년인가, 한창 인형뽑기가 유행했다.

작은 인형에도 환하게 웃던 모습이 좋아서 한번씩 하곤 했었는데, 그 인형들 덕분에 나중에 우리는 손도 잡았다.


그해 겨울 헤어지자는 말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집으로 오니 침대 위에 인형들이 괜찮냐며 내 어깨를 토닥였다. 여름에 데려온 인형, 가을에 우연히 만난 인형, 겨울이 되서야 겨우 찾아온 인형.. 돌아갈 수 없는 계절이 그리워 함께 잠을 설쳤다.


사소한 기억들은 끝내 헤어짐을 방해한다.

네 목에 매달려 이쪽이야 아니 저쪽으로! 하고 외치던 모습은 우리가 사랑하던 날의 단면이었고 그때 얻은 인형은 액자처럼 내방에 걸려있다.


아, 이젠 액자를 내려야 한다. 우리는 이별했으니까.

올해가 가기 전에 모든 인형을 버릴 것이다.

그래야 새로운 인연도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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