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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보다 자신을 찾는다는 것

by madame jenny

우리는 흔히 말한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의지의 불꽃은 강렬하지만,

그 불빛이 오래가지 못할 때가 있다.

그보다 더 조용한 빛이 있다.

자신을 찾아가는 사람의 눈빛이다.

그 눈빛에는 확신보다 이해가,

결단보다 수용이 머물러 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포레스트는 세상의 기준에서 볼 때 의지적인 인물이 아니다.

그는 인생의 목적을 세우지 않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지도 않는다.

그저 “달리라면 달리고, 돕고 싶으면 돕는” 단순한 마음으로 하루를 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단순함이

그를 세상 누구보다 단단하게 만든다.

그는 결과를 의도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태도 속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인생의 허들을 넘어선다.


그의 삶은 의지의 승리가 아니라,

존재의 수용에 가깝다.

의지가 “내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선언이라면,

수용은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깨달음이다.


포레스트는 후자를 택한다.

그는 세상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해 간다.

그리고 그 조용한 태도가,

결국 그를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으로 만든다.


톰 행크스가 연기한 또 다른 인물,

영화 〈터미널〉의 빅토르 나보르스키

역시 비슷하다.

그는 갑작스러운 전쟁으로 인해 공항에 갇히고,

출국도 귀국도 할 수 없는 ‘중간의 시간’을 살아간다.


그곳은 세계의 틈이자,

인간의 불확실성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그는 분노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대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질서를 만든다.

짐을 정리하고, 친구를 만들고,

낯선 이들을 돕는다.

그는 “언제 나갈 수 있을까”를 묻지 않는다.

“오늘 나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를 묻는다.


포레스트가 ‘달리며 존재’를 증명했다면,

빅토르는 ‘머물며 존재’를 증명한다.

두 사람의 삶은 방향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의지를 앞세운 자신감이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눈으로 삶을 살아낸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깨닫는다.

우리가 인생에서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강박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용기라는 것을.

그 바라봄 속에서 비로소 진짜 의지가 자란다.

포레스트는 자신이 세상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빅토르는 자신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해도,

그 자리에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다.


그들의 삶은 말없이 묻는다.

“의지는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그 대답은 아마,

밖이 아니라 안을 향해야 한다일 것이다.


인문학은 인간의 길을 묻는 학문이다.

그 길은 언제나 ‘나를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의지는 세상을 향한 힘이지만,

자기 인식은 자신을 향한 빛이다.

포레스트와 빅토르가 보여준 건

바로 그 빛이었다.

그들은 목표보다 ‘존재’를

성공보다 ‘의미’를,

확신보다 ‘따뜻한 이해’를 택했다.


삶의 어느 시점에서 나는 멈춰 섰다.

예전에는 그것이 두려웠다.

정지한 나를 보며,

불안했고 멈추어있어서는 안 된다며

나를 다그쳤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다르게 느낀다.

멈춤은 실패가 아니라 나를 바라볼 시간이다.


그 고요한 틈에서

나는 나의 숨소리를 듣고, 마음의 결을 만진다.

그 속에서 의지는 더 이상 긴장된 단어가 아니다.


그저 ‘살아 있음의 방향’으로 변한다.


포레스트가 달리며 배운 것도,

빅토르가 머물며 배운 것도 결국 같다.

인생은 내가 통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야 할 존재라는 것.

의지의 자신감보다,

나를 바라보며 스스로를 이해하는

'순간'이 더 오래 남는다.

그 순간, 삶은 비로소 나에게 말을 건다.


“네가 어디로 가든,

혹은 아직 어디에도 닿지 못했든,

그 자리에 있는 너 역시 완전한 사람이다.”

그 말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따뜻한 위로가 된다.

모처럼 딸과 함께 추억을 더듬으면서

봤던 영화.

나의 청춘시절 느꼈던 그 감정..

이제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의 나의 나이에 했던 생각들

그리고 그 나이의 딸과 모처럼

공감과 많은 이야기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우린 늘 달린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하지만 중요한건

우린 늘 바라봐야한다는것

솔직하게..그리고

나를 따뜻하게..

잃지말아야한다는것.

그래야 우리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바라볼수있는 성숙함을

갖을수있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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