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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Mar 10. 2020

한국에 돌아왔다  

 #1 한국에 돌아왔다.


사실 계획에 없던 '시기'였고, 그렇게 갑자기라면 갑자기 한국에 오게 됐다.


(영화 기생충에서 말했듯 "제일 좋은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인생이란게 계획을 하면 계획대로 안되거든")


한국에 다시 올지 안올지에 대해 내 마음의 확신을 가진 적도 없었지만 이렇게 빨리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여러가지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민이 많던 시기에 결국 한 작은 사건(새로운 집 계약과정에서)을 계기로 멘탈이 무너지며 (?) 그간 그렇게 깊게 고민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도 참 많이 물으며 결정하지 못하던 일을 그냥 1분만에 결정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예매했다.


학교앞에 살면서 학교에서 살다시피 하며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학교에서 평생 이렇게 좋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캐나다에서의 가족같은 항상 돕고 기쁠때든 힘들때든 옆에 있어주는 정말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가게 되니 어딜 가든 캐나다에 참 많은걸 쌓아놨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평생 한국에 살면서 해보지 못했던 것들도 많이했고, 정말 각국의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혼자서 책임감을 가지고 집안일은 당연 모든 일들을 혼자 다 해내왔기에 캐나다에서의 내 삶은 길지도 짧지도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인생중 가장 알차고 값지며 빠르게 지나갔다.


요리를 매일 하기도 했고 처음으로 운동이라는 것에 대한 매력을 알게되어 꾸준히 헬스장에 나가기도 했다.


학교를 졸업한뒤 노력끝에 취직을 한 이벤트 마케팅 회사에서 출장도 다니며 혼자 여러 이벤트를 주최하며 점차 커리어를 발전 시키고 있던 그런 중요한 시기이도 했다.


감사합니다를 거의 매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 순간이 많았고 감사하고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좋은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항상 여고생시절로 돌아간 마냥 깔깔 웃으며 좋은 추억도 많이 쌓았고 기회가 많은 캐나다인 만큼 많은 기회들이 주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한국행 비행기를 끊고 집 계약부터 하던 일, 은행 등 모든 정리가 시작됐다.


막상 떠난다고 생각하니 후련한 마음이 들면서도 뭔가 거창했던 곳들보다 내 발자취가 담긴 가장 많은 추억을 쌓은 학교의 구석구석은 물론 퇴근하고 들르던 마트나 집앞에서 산책하던 공원, 친구들과 가장 좋아하던 맥주가 맛있는 펍, 어딜가든 감탄하던 맑고 아름다운 풍경들, 매일 아침마다 커피한잔 하며 맑은 공기와 자연에 감탄하고, 퇴근후 거의 매일 들렀던 오피스 헬스장,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이 모든것들이 그리울 것 같아 마음이 찡해졌다.


무엇보다 학교 첫 주에 긴장 잔뜩하고 학교수업부터 새로운 친구들 사귀기 등 모든 것에 겁 잔뜩 먹었던 순간부터, 배낭을 매고 학교에 다니며 친구들과 공부하고 과제하며 고생하고, 장을 보러 다니며 낑낑대고 무거운 짐들을 들고 오며 힘들어 하던 그런 시간들, 눈폭풍이 올때마다 길에서 고생하면서도 깨끗한 눈더미들을 보고 감탄하던 순간들, 땀을 뻘뻘 흘리며 매일 집을 알아보러 다니던 그런 순간들, 은행에 가서 첫 신용카드를 만들기도 하고, 인터뷰를 보러다니고 회사에 가서 계약서를 쓰고 기뻐하던 그 순간, 졸업식날 후련했던 그 기분, 첫 출장에서 이벤트 담당자로서 연설도 하고 진행하던 이벤트를 잘 마치고 호텔에 돌아와 혼자 맥주한잔 까던 그 순간, 이 모든 것들이 필름처럼 스쳐지나갔다.


한국을 가게됐다고 하니 가장 친한 동생은 선물과 편지를 줬고 공항에 오지말라고 했는데도 몰래 와서 게이트들어가기 전까지 모든걸 도와줬고, 출근시간인데도 우리집으로 와 짐을 싣고 공항으로 데려다준 친구들. 그리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락하며 그립다고 빨리 놀러오라는 내 소중한 친구들.


내가 캐나다에서 정말 소중하고 좋은 인연들을 만났구나.

불교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죽기 위해 태어나고, 잃어버리기 위해 소유하며, 떠나보내기 위해 만난다." 어쩌면 여행은 그 사실을 생생하게 깨닫는 시간이 아닐까싶다.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니까 말이다.

-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카트린 지타-


지난날들을 돌이켜보면 해외봉사활동이든 유럽여행이든 캐나다 시골에서의 생활, 테솔공부를 했던 그때, 토론토에서 국제경영공부를 시작하며 논문을 쓰고, 마케팅 회사에 취업해 이벤트를 진행했던 것 등 이 모든 것은 내가 어렸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물론 내가 정말 간절히 원해서 목표로 삼고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던 일에 대해선 이루어진 경험이 많지만 매 순간마다 인생은 정말 예측 불허라는 것.


캐나다에 있을 때 한국이 그리운 적도 있었고 언젠간 한국에 가야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지금 당장 한국에 돌아갈 생각은 없었기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뭘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졌던 게 사실이다.


캐나다에 있을 때 한국에 방문을 할때든 가족들이 캐나다로 놀러와서 같이 여행하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든 항상 그 헤어짐이 힘들었고 가족들이 날 걱정하고 그런 모습들을 보는게 마음 아렸던 걸 생각하면 한국에 돌아간다는 게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그치만 가족들이 한국에 있다는 것 말고는 내 직업, 나와 잘 맞는 환경, 소중한 친구들, 취미 등 모든 게 캐나다에 정착중이었기에 내 미래를 확실히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다.


#2.

그렇게 한국에 와서 물갈이(?)하듯 이상하게 여기저기 아파 병원을 전전하기도 했고 한국회사들에 면접보러 다니며 마음고생하다가, 외국계 기업에 취업을 했다.

(일명 지옥철, 미세먼지, 코로나, 여름모기, 더운여름 등이  괴롭히기도 하고.. )


외국계 기업.

100% 영어로 일을 하며, 워라밸은 물론 다양성을 존중해주고 개인의 책임감과 능력에 초점을 맞추며 복지도 좋아 정말 만족하며 잘 다니고 있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


아 물론!


지금도 내 미래는 나도 그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어디가 나와 잘 맞을지 어디가 지상낙원일지 혹은 어디에든 지상낙원은 없을지도 아무도 모르지만, 내가 어디에 있을 때 더 잘 맞고 행복할지는.. 아니 내가 어디에 있게될지는 나 자신이 확신을 갖든 혹은 운명의 흐름대로이든 아무도 모른다.


다음 스텝이 어디일지 알 수 없는만큼 인생은 재밌고 기대가 되는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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