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폴리오와 태양

토폴리오와 꺼진 하늘

by 정현철

멕시코 전통 동화 **「토폴리요와 태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볼게요. 이번 버전에서는 도시의 정전 사태, 기후 문제, 디지털 세상에서의 희망, 그리고 어린이의 순수한 용기를 중심으로 풀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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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폴리오와 꺼진 하늘


멕시코시티의 중심가, 대형 광고판이 밤에도 대낮처럼 밝게 빛나던 도시에서 갑자기 모든 전기가 꺼졌다. 하늘은 구름으로 뒤덮였고, 해는 며칠째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살고 있었고, 학교도, 병원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기후 위기로 인해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마비되자, 정부는 원인을 찾지 못해 혼란에 빠졌다. 사람들은 불안했고, 인터넷에서는 “지구가 우리에게 벌을 준 거야”라는 말까지 떠돌았다.


그 도시 한복판에 살고 있는 열한 살 소년 토폴리오(Topolio). 그는 과학을 좋아하고, 고장 난 장난감을 직접 고쳐 쓰는 똘똘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는 빛보다 더 소중한 걸 찾고 있었으니, 바로 사람들의 웃음과 희망이었다.


“왜 아무도 하늘을 향해 부탁하지 않지?” 토폴리오는 고민 끝에, 자신만의 태양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쓰레기장에서 버려진 거울, 배터리, 태양광 패널 조각들을 모아, 작은 태양 장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을 아이들도 하나둘 도와주기 시작했고, 어른들은 처음엔 비웃었지만, 아이들의 눈빛에 점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며칠 밤낮을 작업한 끝에, 드디어 토폴리오는 도시 중심 광장에 그 장치를 세웠다. 그 순간, 거울이 반사한 빛이 구름 사이를 뚫고 하늘로 솟았다. 놀랍게도 흐리기만 하던 하늘이 열리며, 태양이 얼굴을 비쳤다.


“누가 태양을 다시 데려왔지?”

“아이들이야! 아이들이 해냈어!”


언론은 이 사건을 "작은 빛의 기적"이라고 보도했다. 토폴리오는 말한다.


> “태양은 늘 우리 곁에 있었어요. 다만 우리가 외면했을 뿐이에요. 진짜 필요한 건 누군가 한 명의 믿음이었어요.”




그날 이후, 그 도시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재생 에너지를 재정비하고, 태양을 존중하는 도시 선언문을 만들었다.

그리고 매년 봄, 도시는 “토폴리오의 날”을 기념하며, 태양의 따뜻함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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