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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가는 꿈번들
by 이정하 May 26. 2017

교수님 전상서

개인의 행복이 대체 뭐가 나빠


교수님, 개인이 개인의 행복만 추구하는 것은 아무 소용없는 것일까요? 저는 최근에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저는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행복을 쫓아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고, 남들보다 잘 나려고 하고, 학교에 진학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서 먹고 있는 것이 바로 저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개인만이 행복한 것이 얼마나 아무 의미 없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순간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제가 지금 교육학 전공 공부보다 다른 일들에 눈독을 들이고 열심히 하는 것이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부터 시작한 많은 생각들이 말입니다. 순간, '내가 행복한 것이 아무 의미 없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며,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요? 전공공부와 과제를 하는 것 보다 대학생활에서만 얻을 수 있고,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다는 오만한 생각 때문인지, 개인이 행복한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잘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 그 생각과 엄청나게 가까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전공공부에 고등학생 때 처럼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고, (특히 엄마께서) 다른 것 기웃거리지 말고 '전공공부 좀 더 열심히 해라' 또는 '정하는 언제쯤 성적 장학금을 받아올까?' 와 같은 이야기를 가끔 하십니다. 사실 부모님께서 말씀하시는 제 모습을 듣고, 전공공부와 제 위치에서 제가 하고 싶은 다른 일을 하는 것- 이 두 가지 다른 일에 대한 태도차이를 제가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제가 어떤 일을 열심히 하는 것, 또 그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기준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아직은 제가 공부를 할 때 느끼는 행복감과 다른 학교활동이나 대외활동을 할 때 느끼는 행복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 자신 개인의 행복을 먼저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당장 눈 앞에 있는 행복을 추구한다기보다, 그리고  제가 대학생활에서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읽고 있는 문유석 씨의 책,  <개인주의자 선언> 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개인의 행복을 위한 도구인 집단이 거꾸로 개인의 행복의 잣대가 되어버리는 순간,
집단이라는 리바이어던은 바다괴물로 돌아가 개인을 삼킨다.

집단이 함께 추구하는 가치나 중요한 것이 저 자체의 필터링 없이 그대로 나의 가치가 되어버린다면, 개인은 집단 내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의 구절입니다. 저는 제가 다니는 대학교의 학과, 학생회, 동아리 등등의 여러가지 집단에서 맡고 있는 지위나 직책, 역할들에 영향을 끊임없이 받고 그것들을 해내려고 노력하지만, 행동하는 것과 다르게 그 집단들에서 추구하는 목표나 가치와 제 것을 헷갈리게 된다면, '내가 왜 그 일을 하는지' 이유도 모른채 집단의 힘에 끌려갈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속한 집단 안에서 제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원대에 처음 입학했을 때, 그리고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앞으로 학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을 때에도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내가 속한 어떤 집단이든, 집단 내에서의 제 위치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저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집단 안에서 제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발버둥치거나 일을 만들지 않아도, 제가 좋아서 하는 일과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은 그 외의 것들과 저에게 주는 정체성에서부터 다를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좋아서 하는 일, 잘하고 싶어서 도전하는 일과 같은 것들은 다른 일들보다 저를 더 저 자신답게 만들어주는 힘을 줄 것임을 확신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힘이 저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저에게 저 자신이 행복한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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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대학교 교육학과 2학년
instagram: jjeojjj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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