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내 인생의 베스트 책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책이다. 한 번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해마다 한두 번쯤 다시 펼치게 되는 책이다. 반복해서 읽어서인지, 아니면 작가의 묘사가 워낙 섬세해서인지, 나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모리 선생님을 실제로 만나본 사람처럼 느끼곤 한다.
이 책은 언뜻 보면 스승과 제자의 재회, 혹은 투병기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잡고 있는 인생 수업이다. 화려한 문장이나 극적인 사건 대신, 담담한 대화와 진심 어린 고백으로 독자의 마음에 천천히 스며든다. 그래서 읽는 동안 요란한 감동보다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이 오래 남는다.
주인공이자 이 책의 저자인 미치는 성공한 직장인이지만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간다. 돈과 성취, 사회적 성공을 향해 쉼 없이 달려가지만 정작 자신의 삶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대학 시적 은사였던 모리가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는 매주 화요일마다 모리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이 만남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삶과 죽음, 사랑과 인간관계, 두려움과 용서에 대해 배우는 특별한 수업이 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죽음을 앞둔 모리 선생님이 오히려 삶에 대해 가장 단단하고 밝은 태도를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 소중해진다고 말한다. 세상이 성공과 경쟁을 강조할수록, 그는 사랑하고 나누며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끊임없이 강조한다. 모리의 말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서 잊고 지냈던 기본적인 진실에 가깝다.
특히 나에게 깊이 남은 장면은 나이트라인 프로그램에서 모리 선생님을 두 번째 인터뷰하는 장면이다. 그의 사연을 접한 수많은 사람들이 편지를 보내왔고, 그중 한 통을 소개하는 순간 모리 선생님은 말을 잇지 못한다. 한쪽 부모를 잃은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는 한 선생님의 사연이었다.
"당시에 선생님 학급 같은 학급이 있어서 나도 슬픔을 털어놓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나 역시 그 학급에 들어가고 싶었을 겁니다. 왜냐면... 나는 너무도 외로웠으니까요."
이 말을 하며 모리 선생님은 눈물을 흘린다. 진행자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70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그 고통이 계속되느냐"라고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그럼요."라고 대답한다. 병으로 쇠약해진 노인이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우는 장면은 읽을 때마다 마음을 깊이 흔든다.
나에게 이 장면이 유독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미 모리 선생님의 가르침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다가오는 감정 속으로 온전히 들어가 보라고 말한다. 슬픔이든 고통이든, 사랑이든 끝까지 느껴야만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감정을 자제할 때 오히려 고통과 슬픔, 사랑이 두려워진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인지 이 장면을 읽을 때면, 나 역시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떠나보낸 이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감정을 피하지 않고, 모리 선생님처럼 그리움과 슬픔 속에 잠시 머물러 보게 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읽는 내내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 "사람은 사랑을 주고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메시지는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아,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성과와 비교에 쓰고 있는지, 정작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는 얼마나 진심을 다하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방향을 잃은 것 같을 때, 혹은 조용히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싶을 때 이 책은 좋은 동반자가 되어준다. 눈물을 강요하지 않지만, 어느새 마음이 젖어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모리 선생님은 삶을 바꾸라고 외치지 않는다. 대신 잠시 멈춰 서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만든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진짜 삶의 가치를 다시 느끼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진심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