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디, 차이와 사이를 걷다
for Bleisure

1부. 여행, 출장과 문화 경험이 주는 변화

by 정민영


1부. 여행, 출장과 문화 경험이 주는 변화



출장을 시작할 때의 나는 항상 실용적 목표만을 앞세웠다. 성과 지표, 일정표, 계약서 한 장—그것이 내게 여행의 전부였다. 하지만 수십 번의 중국 출장을 거치며, 나는 어느새 스스로 변모해 있는 나를 자주 발견했다. 변화는 거창한 결심이나 위대한 사건에서 생기지 않았다. 낯선 도시의 먼지 내음, 회의 뒤 골목길 산책, 파트너와 찻집에서 나눈 작은 농담, 시장 골목의 에너지, 이름 모를 동네에서 배우는 일상의 다름. 그런 순간들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내 세계를 넓히고 있었다.


업무와 인생의 눈높이가 바뀌는 시간

여행과 출장은 내게 일종의 ‘거울’이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미팅과 요구, 더욱 완벽해지고 싶은 야망 속에서 잠시 한 걸음 비껴나, 낯선 곳에서 나를 돌아본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언어와 표정, 색채를 받아들이는 동안, 나는 내 안의 굳은 고정관념이 서서히 누그러지는 것을 경험한다.
출장지에서 만난 다른 문화권의 파트너들은 성공에 이르는 길도, 삶을 대하는 태도도 모두 달랐다. 붉은 등롱이 켜진 골목을 걷다 보면, 내 ‘일 중심’의 삶에 작은 균열이 생기고 그 빈틈으로 타인의 삶, 타인의 행복이 조용히 스며들었다.


낯섦이 주는 유연함, 실패가 안겨준 자신감

문화 체험 속에는 늘 어색함이 따른다. 초대받은 집에서 현지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할 때, 실수로 예절을 어겼을 때, 언어 장벽과 오해로 곤란한 상황에 빠질 때도 있었다. 한때는 그런 시행착오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경험 끝에, 나는 실패도 소중한 성장의 자산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운 좋게 파트너의 명절 행사에 초대된 날, 뜻밖의 가족의 따뜻함을 경험했고, 베이징 골목에서 길을 잃은 하루는 새로운 친구를 얻게 해 주었다. 낯선 도시에서 헤맨 경험이 쌓이자, 언제 어디서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유연함과 자신감도 함께 얻었다.


내면의 변화,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삶의 결

출장과 문화 체험이 주는 진정한 변화는 결국 내면의 태도에서 시작됐다. 숫자와 표, 즉각적인 성과에만 집착하던 내가, 서서히 ‘사람’과 ‘맥락’—즉 문화의 다층성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협상 테이블 너머의 미묘한 제스처, 찻잔 너머의 속마음, 시장 골목의 땀과 웃음, 예술 공연의 섬세함—이 모든 것은 나를 좀 더 섬세하게, 좀 더 공감력 있는 비즈니스맨, 그리고 삶의 다양한 결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여행자로 바꾸어 놓았다.
중국 출장에서 만난 감정과 배열, 낯선 도시에서의 우연한 경험과 반복되는 일상의 ‘차이’가, 나를 고정된 경계 너머로 밀어내어 더 넓은 시야와 한결 유연한 마음을 갖게 했다.


변화는 꾸준한 체험과 열린 마음에서

결국, 여행과 출장은 ‘결과’보다 ‘변화의 과정’ 자체가 소중하다. 문화 체험은 나를 남다르게 만들고, 수많은 실패와 소통의 장면은 스스로를 다져 미래의 그 어떤 예측 불허한 상황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인내와 배려, 그리고 성장의 기쁨을 스스로 확인하게 한다.
오늘도 나는 또 다른 도시, 또 다른 문화를 찾아 나설 준비를 한다. 새로운 시장의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그 도시의 공기와 표정, 사람들의 리듬을 가장 먼저 마주하고, 그로 인해 내 삶과 비즈니스마저 이전보다 한 뼘은 더 넓고 깊어질 수 있음을 믿으면서.
여행, 출장, 문화 경험이 내게 선물하는 변화—그것은 결국 ‘나’란 존재 자체가 조금 더 다정하고 여유로워지는 놀라운 시작임을, 이제야 또렷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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