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의 궤적, 당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

부끄러움이 아닌, 존재의 자격

by 정수필

실수는 살아 있는 존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실수를 회피하는 삶은, 나를 지우는 삶이다.



실수하지 않으면 삶은 완벽해질까?

우리는 실수를 두려워한다.

틀린 순간 무능해 보일까 겁내고

실패의 흔적이 남을까 움츠러든다.

그래서 외운다. 매뉴얼을.

그래서 따라간다. 전례를.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수를 줄여야 완벽해진다'는 말, 거짓이다.
실수를 없애는 삶은 결정을 없애는 삶이고,
존재를 지우는 삶이다.
당신이 살아 있다면 실수는 불가피하다.
그리고 그것은 아름답다.


실수는 기계가 할 수 없는 특권이다

기계는 오류를 낸다.

그러나 기계는 실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수는 오직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한 존재만이

남길 수 있는 자취이기 때문이다.

실수는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다.


실수를 회피하면 존재도 흐려진다

실수를 피하려는 삶은

자기 판단을 피하는 삶이다.

틀리지 않기 위해 안전한 길만 고르면

결국, 나만의 시도는 사라지고 만다.

실수를 피하면 방향도 없다.

그저 안전한 반복만 있을 뿐이다.


실수는 서사다. 기록이고 해석이다

실수란

단지 잘못된 결과가 아니다.

그 안에는

당신의 시도,

감정,

결단.

이 모두가 들어 있다.

실수를 재구성하기 시작할 때,

그건 실패가 아니라 이야기가 된다.


과거의 나는 실수를 부끄러워했다.
틀리는 것이 부끄러웠다.
나를 약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실수는 나의 선택과 감정이 깃든 기록이다.
그것을 되돌아볼 때,
실패는 서사가 되고 방향이 된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이 질문이 붙는 순간,

실수는 방향이 된다.


실수는 살아 있는 증거다

죽은 존재는 실수하지 않는다.

시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수란 결국,

내가 살아서 판단하고 있다는 생생한 징표이다.


만약 당신이 실수할 수 있다면
그건 당신이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판단은 당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실수를 기록하는 삶의 태도

실수는 방향이다.

그 방향은 당신이 스스로 내린 선택에서 온다.

그러니 실수를 피하지 말고

기록하자.

재해석하자.

그걸 다음 방향으로 연결하자.


예전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틀려도 괜찮다.
그게 너의 존재다.
실수는 무능이 아니라 시도다.
판단하고, 움직였다는 증거다.
그러니 다음엔, 숨지 말고 적어라.
해석하고, 그걸 다음 방향으로 삼아라


글을 닫으며

실수를 없애는 삶은

자기 결정을 지우는 삶이다.

실수의 궤적은 당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실수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가 남길 수 있는 아름다운 흔적이다.


필명 |정각(正覺):

문제를 바르게 꿰뚫고,

삶을 새롭게 정의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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