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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욕심

by 가치지기

가을의 욕심



가을이 오면

괜히 억울해집니다.


잘 살아보려 했는데,

이쯤 되면 언제나

아쉬운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늘 한 걸음 늦고,

늘 어딘가 덜 익은 채로

그 자리에 머뭅니다.


하늘은 높아만 가는데

마음은 자꾸 부끄러워 낮아집니다.


떨어질 날이 머지않은 걸 알면서도

낙엽은 끝없이 타오릅니다.

자신의 욕심에 얼굴을 붉히며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끝까지 붙잡습니다.


가을 바람이 스치면

내 마음의 먼지들이 일어납니다.

그 먼지를 핑계 삼아

오늘은 잠시 울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나는

천국과 지옥 그 사이 어딘가에서

떨어질 욕심 하나 태우며 걷고 있습니다.


가을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렇게 떨어져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낙엽이,

붉게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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