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서(良書)

by 가치지기

양서(良書)



책장을 넘기다

한 문장이

나를 멈추게 합니다


그 문장 속에서

내가 외면해 온

나의 얼굴이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앞에서는

읽는 사람이

읽히는 사람으로

자리를 바꾸어 앉게 됩니다


그는

나를 가르치지도

나를 판단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내가 나를 만나도록

조용히

거울을 내밀 뿐입니다


더 읽으면

나를 지나칠 것 같아


조용히

책을 덮고


마음의 문을

두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