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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하는 쏘쏘엄마 Nov 03. 2021

학교 상담과 심리 상담의 차이점은? (1)



안녕하세요! 

오늘은 "학교 상담과 심리 상담의 차이점"을 한 번 얘기해볼까 해요.




먼저  제 소개를 간단히 드리자면요... 


 쏘쏘 엄마는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자격증인 청소년상담사 1급, 한국상담심리학회 1급 상담심리사 자격을 가진 상담 전문가이기도 해요. 저는 학부에서 심리학(교직이수)을 전공한 후에 교육대학원이 아닌 일반대학원 상담심리학과를 졸업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대학원 동기들이나 선후배님들은 대학/센터/기업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심리 상담 필드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일반 심리 상담이라는 것은 저희가 "상담" 하면 떠오르는 장면을 생각하시면 돼요. 전문성을 가진 상담자와 내담자가 상담 장면에서 만나, 상담을 통해 내담자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련의 과정들이요 :)  


 저는 상담심리사 자격 수련을 위해서  대학 상담 센터와 사설 센터에서도 상담을 한 적 이 있는데요. 학교에서 일하면서 학교상담과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일반 상담과의 차이를 많이 느꼈답니다. 전문상담교사로 발령받기 전에는 솔직히 학교상담이나 그냥 일반 상담이나 별 차이가 없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이건 제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둘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다른 특징들도 분명 존재해요. 


오늘의 글로 예비 전문상담교사, 상담을 하고 계시거나 또는 상담에 관심이 많으신 모든 분들께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경험을 바탕으로 굉장히 현실적으로 쓸 예정이에요.

학교 상담의 매력에 퐁당 빠져들어보시길 바랍니다. ^^


다시 한번, [이 포스팅은 지극히 저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임을 참고해 주세요!!]





1. 학교 상담은 예방적 개입이 많다.


 학교 상담의 내담자는 "모든 학교 구성원(학생, 학부모, 교사 등)"입니다. 그러니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뿐 아니라 학교에 있는 모든 구성원(주로 학생이겠죠?)이  내담자인 거죠. 아무래도 학교를 전체적으로 봤을 땐, 부적응 학생보다는 적응적인 학생들의 수가 훨씬 많겠죠? 


 그러다 보니 학교상담은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하기보다는, 학생의 전인격적인 발달을 촉진하고 성장을 조력하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해요. 그래서 학교상담은 예방적 성격이 더 크답니다. 


김계현(2020)에 따르면 학교상담의 목표는 "학생의 전인격적인 변화"라고 합니다. 상담교사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시키며 그 속에서 자기실현을 이뤄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건데요. 


구체적으로 학교상담 목표를 다음과 같이 볼 수 있지요.


 - 학생이 스스로를 이해하도록 조력 

 - 학생 자신의 잠재 능력을 개발하도록 조력 

 - 학생의 부적응적 사고와 행동의 변화하도록 조력 

 - 학생의 문제 해결 능력의 신장시키도록 조력

 - 상호작용 및 의사결정 능력 개발하도록 조력


이 목표를 가지고 학교에서의 상담을 통해 학생들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어요. 




그러면 학교에서는 어떨까요?


 대부분의 심리 상담 센터에서는 문제가 이미 발생한 후에 만나는 경우가 많아요. 주로 정서적인 어려움이 상당하여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시간과 비용을 투자함에도 불구하고 센터를 찾게 되지요. 하지만 학교는 치료기관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사설 센터든 공공센터든지 간에 한 센터 내에 여러 명의 상담사가 상주하거나 순회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1:1 깊이 있는 상담이 가능은 합니다만...


 학교의 경우엔 한 학교에 단 한 명의 전문상담교사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전교생이 500명이다 하더라도, 1:500 인 거죠... 만약 10%의 아이들만이 심각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봐도 50명이고요. 그 50명만 일주일에 1시간씩 1번씩만  만나도 시간이 부족해요. 나머지 450명에 대한 개입도, 다른 학교 구성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학교에서 해야 하는 행정업무를 할 시간도 없답니다. 그러다 보니 오랜 시간을 요하는 깊이 있는 치료적 개입에는 분명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를 포함한 많은 학교 상담자들은 외부 치료 기관으로 잘 연계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외부 센터 연계가 힘들지만 반드시 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에 한해서는 저는 장기 개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 수가 점점 많아지면 상담자로서.. 너무 소진이 되겠죠? 어떤 상담자라도 자신이 소진되기까지 내버려 두면 안 돼요.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의 일과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 상담이 너무 치료적인 개입 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소진이 많이 와요.


 그래서 저의 경우에는 개인 상담도 지속적으로 하지만, 집단 프로그램이나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아이들의 사회성과 정서발달을 돕는 예방적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많이 해요.  이 과정에서 학생의 어려움이 너무 심각해지기 전에 발견하는 경우도 많아요. (프로그램 위주의 행사를 많이 진행하게 되면, 내가 상담잔지? 상담 행사 전문가인지? 정체성이 헷갈릴 때도 물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예방적 개입도 성격이 다소 다를 뿐 분명한 상담이라고 생각해요^^) 


예방적 개입을 통해 아이들이 너무너무 힘들어지기 전에 개입하여 비교적 빠르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답니다.



참고문헌 )

학교상담과 생활지도, 김계현, 2020, 학지사. 




 2. 총알받이 학교 상담, 위기상담 위주로 돌아갈 때가 많다. 


 학교상담은 총알받이 최전방에 있는 군대와 같습니다. 가장 먼저 적이 찾아오는 곳이 군대의 최전방이라죠?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의 총알이 난무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답니다. 가장 먼저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 곳이 주로 학교예요. 이전에 알아차린 적도, 그래서  개입되었던 적도 없다 보니 아주 원석 그대로의 어려움들이 폭발하듯이 드러나요. 참 쉽지 않은 자리이지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심리 상담이다! 하면 의자에 앉아서 고상하게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할 거고(전 그랬거든요ㅋ), 프로이트도 떠오르며 심층 분석이 연상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대학교에서 그리고 대학원에서 주로 배우는 상담이 '전통적'인 상담 관점에서 배우게 되거든요. 기본기와 같아요. 다양한 상담 현장에서 응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들이고요. 저 역시도 상담이론을 오래 배워왔고, 관심도 많고, 실제로 저는 개인 분석만 6년을 받았습니다ㅋㅋ  하지만 요즘은 미술, 음악, 표현예술, 그림책 등 매체를 통한 상담도 많이 개발되는 만큼 꼭 마주 앉아서 언어를 통해 상담하지 않아도 다양한 형태의 상담이 많지요.



그러면 학교에서는 어떨까요?



학생이 정해진 시간에 와서 의자에 앉아 도란도란 상담을 나누며, 주호소문제를 분석하고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을 하고.. 불가능하진 않습니다만, 그러기엔 우리에게 날아오는 총알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선생님, 2학년에 이학이가 자해를 한 걸 짝꿍이 발견했어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선생님, 1학년에 일학이가 아빠랑만 사는데 아빠가 일주일 넘게 집에 들어오질 않으신대요. 그래서 애가 점점 무기력해지고 학교에도 오지 않으려고 해요. 밥은 잘 먹을지.. 학대 신고를 해야 할까요?"


"선생님, 3학년 삼학이가 친구와 죽겠다며 유서를 남기고 마포대교로 간다고 친구들에게 말하고 사라졌어요. 어떡하죠?"



네.. 학교는 일단 위기 상담이 정말 많습니다.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위기의 총알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뛰어다닙니다. 위기 상황에 놓인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당장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며, 위원회를 구성하여 회의하며 치료센터에 연계해야 되고, 학부모 개입을 위해서 설득하는 과정부터 필요한 경우 경찰까지 동원하여 발 벗고 나서야 한답니다. 안전이 직결돼 있기에 정말 긴장되고 염려되고 무서운 순간들도 많아요. 그렇지만 "한 아이도 포기할 수 없다."라는 사명감으로 위기관리의 과정들에서 혹시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연계된 곳이 아이와 부모에게 도움이 되는지, 학교에서는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피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어떨 땐 하루에 상담을 4개를 잡아놓고도 위기 사건 처리한다고 하나도 하지 못할 때도 있어요. 그러다가 위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못 만난 친구들도 만나야 하기에 상담이 배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교 상담교사는 소진이 참 많이 돼요..  




3. 내담자를 돕는 방법에서의 차이 (부모 개입의 한계 but 학교 시스템에서의 개입이 가능) 


 아동청소년의 경우 외부 상담기관에서는 대부분 보호자, 주로 부모가 동행하여 상담을 진행합니다. 보호자가 동행해야 상담 센터까지 올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 상담 후에 보호자를 위한 상담 시간도 있지요. 제가 사설에서 상담하면서 보람이 많이 되었던 점이 뭐였냐면, 변화가 비교적 빨라요. 상담에 비용을 지불하고 직접 선택해서  오시기에 부모님이 의욕이 높으세요. 아이 상담 개입과 함께 보호자 개입도 매시간 세세히 들어가다 보니 (아이가 상담을 좋아하고 협조적이 된 순간부터는) 변화에 속도감이 붙더라고요. 


그러면 학교에서는 어떨까요?


학교는 학교만 오면 상담을 받을 수 있기에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부모가 반드시 동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교에서 상담을 신청하는 사람은 크게 다음과 같아요.


1) 학생 스스로

2) 교사가 (주로 담임교사가)

3) 학부모가


이건 저의 주관적인 경험인데, 부모님이 신청하는 경우보다는 담임교사나 학생이 직접 상담을 신청하는 비율이 90%가 넘는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담임 선생님이 신청하더라도 반드시 학생 동의가 있어야 상담을 시작한답니다^^)  학생이 신청한 경우 스스로 상담 자체에 대한 흥미와 의욕이 높기에 상담이 잘 진행돼요. 담임교사의 권유로 시작한 경우도 상담을 하기 시작하면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마음을 열고 본인의 어려움을 잘 꺼내 놓는 것 같아요.


(만약 그럼에도 상담을 거부하면 위기상황을 제외하고는 절대 억지로 진행하지 않고 다음에 학생이 원할 때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도록 안내해요)


 학교에서는 부모와 함께 보다는 학생만 상담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요? 이 경우에도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은 분명 일어납니다만, 청소년기는 아직까진 완전히 성숙한 그리고 독립된 시기가 아니기에 부모와 환경의 영향을 아주 크게 받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와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지침에 따라 수업 시간에 상담을 하게 되는 경우 반드시 학부모 동의를 받아야 해요.  학기 초에 상담실 안내와 함께 미리 전교생 동의서를 받기도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엔 정말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상담 신청할 때 한 번 더 부모 동의를 받도록 해요. 이때 한 번 연락을 드려서 학교에서 진행될 상담에 대해, 그리고 아이와 관련되어 대화도 나누고 시간이 되실 땐 만나기도 하여 상담에 협조를 구하고 부모교육도 진행한답니다. 하지만 센터처럼 매시간 만나는 것이 아니기에 부모 개입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 솔직히 아쉬운 상황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또 어떤 측면에서는 학생이 주로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교사와는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개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답니다. 예를 들어서, 친구들과 갈등이 있어서 힘든 아이의 경우 학교에서는 개인 차원을 넘어 아이의 적응을 위한 구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요. 즉, 시스템적 개입이 가능하답니다. (집단상담, 또래상담자의 도움, 반 편성 등등) 이때 아주 세심하게 접근해야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이는 상담교사의 능력과 경험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아무래도 이렇게 학교 상담은 일반적인 심리 상담과는 달리 (예방) 프로그램 운영이나 학교 시스템 개입을 통한 상담이 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눠서 2탄으로 넘어갈게요!


학교 상담과 일반 상담의 차이 2탄에서는 이중 관계, 정체성, 행정일, 단기 상담, 자문과 연계의 중요성, 교육현장인 학교에서의 상담이란.. 등과 관련한 주제로 찾아올게요.


궁금하신 점은 언제나 댓글로 남겨주세요.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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