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ppyman Apr 09. 2023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내가 가는 길이 정말 옳은지 잘 몰라 불안하고 걱정이 늘 앞설 뿐이다. 

익숙한 길보다 새로운 길이야말로 기대가 되어야 할 텐데 낯선 풍경이 도리어 나를 두렵게만 한다. 익숙한 길조차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지만 아무것도 보이고 뭐든지 그저 낯선 풍경들은 그저 어렵게만 할 뿐이다.      

그래서 익숙한 길을 선택하고 그 길에서만 머물고 있는 것 같다. 


10년이 지나 새로운 길을 선택하였을 때 단지 떠나고 싶고 벗어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지 새로운 이곳이 참으로 어려울 뿐이었다. 익숙한 환경, 그래도 아는 사람들이 있어 외롭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혼자는 쓸쓸히 걸어야 하는 나그네가 되고 말았다.      


나의 의지로 만들어진 길이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찾았던, 의도적으로 찾게 된 그런 길도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이 길까지 걷게 될 뿐이었다. 내가 이곳에 있는 것도 참으로 의아스럽고 놀랍기만 하다. 남들의 날카로운 시선과 평가가 있었는지 몰라도 어느새 정말 어느새 이 길 가운데 서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그 길을 걷고 있을 뿐이다.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코 끝에 스쳐 지가는 바람조차도 참으로 외롭게 할 뿐이다. 

혼자서 등산을 해 본 적이 있다. 그리 등산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건강을 챙기기 위한 나의 노력과 의지 때문에 결국 등산을 하게 되었다. 나름 짐도 챙겨갔지만 도리어 짐이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나를 의지하며 내 뒤편에서 함께 해준 짐이 도리어 나의 편이었다.      


가는 길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가다가 갑자기 없어진 길이 참으로 당황스럽기만 하다. 

사람이 걸은 흔적조차 없고 도리어 동물들이 지나간 흔적 밖에 없는 그 길 끝에 서있었을 때에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는지 모른다. 어느 순간 동물의 먹잇감이 될 것 같은 그런 마음 같았다.     

갑자기 없어진 길 가운데 어쨌든 다시 내가 그 길을 찾았다. 없는 길인데도 풀과 나무를 헤쳐나가며 억지로 그 길을 찾아 걸었다. 신기한 것은 없던 길이 다시 나타나게 되고, 내가 만든 길인 양 헤쳐나가는 길이 곧 새로운 길이 되곤 했다. 내려가면 무작정 길이 있겠지라는 생각 때문인지 멋모르게 그 길을 찾아 헤매어봤는데 결국 그 길은 연결되었고 보통 그들이 가는 그 길과 연결되었다. 어찌 되었던 남들보다 불편했지만 빠르게 온 것은 참 신기할 뿐이었다.      


아침 출근길은 참으로 꽉 막힌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편이라서 제법 차가 막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출근길은 참으로 막히는 편인 것 같다. 어느 날은 뿌연 안개가 끼어 있어서 되도록 천천히 그 길을 가곤 한다. 뿌연 안개가 너무나도 심할 경우에는 안개 뒤가 전혀 없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그런데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결국 흩어진 안개뿐이었다. 뿌연 안개 뒤에 숨어진 화려한 세상은 참 놀랍기만 하다.      


우리 세상도, 우리의 인생도 뿌연 안갯속에 사는 것 같다.

당장 내 앞에 있는 두렵게 느껴지는 안개 같은 고된 삶일지는 모르나, 우리가 모르는 도리어 깊게 흩어진 안개 때문에 보지 못한 그것들이 있지 않나 싶다. 우리에게 안개처럼 앞이 가로막힌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것도 내가 두렵게만 생각할 뿐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된다. 그런데 앞이 보이지 않으면 그저 두렵기만 하다.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막역한 걱정이 앞서서 그런지 내 앞의 것들과 당장 일어나는 것들에만 신경 쓰고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참으로 어렵게 이 자리에 왔다. 어떻게 보면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참으로 낯설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쓸쓸히 혼자서 걸어가는 것 같아 막연하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왜 이곳까지 왔는지 원망도 해보지만 아무것도 변화되지 않는 이 현실이 너무나도 버겁게만 느껴진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지금의 현실이 보인다. 과거에도 그랬다. 늘 불안해했고 두려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도리어 다른 것들만 찾고 다녔다. 그런데 그때는 불안했고, 그때는 힘들었지만 어느새 훌쩍 커버린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예전처럼 눈물을 훌쩍였던 그때가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어른이 되었고, 성장된 나를 또 보게 된다.      


사람들은 당장 앞의 것들만 보고 느끼고 경험하게 된다.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못난 인간들이기에 더욱 앞의 것들에만 신경 쓰고 사는 것 같다. 또한 빠르게 빠르게 사는 우리의 익숙한 삶 때문에 생각과 다르게 천천히 흘러가는 인생의 물길이 참으로 두렵고 힘들어하는 것 같다.      

결국 흐르고 결국 이기게 된다. 보아라 이렇게 커버린 나 자신을 다시 보아라. 

사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참 어렵고 두렵다. 언제 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싶다.


언제까지 기죽어 살까 싶고,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언제 가는 그 길을 완주하는 날이 곧 오게 될 것이다. 나의 템보를 맞춰가며 천천히 그 길을 가면서,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외로운 길이지만 결국 이기고 승리하리라 라는 마음 한 가지 놓치지 않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리라 결심을 다해 본다.      

소심한 한 아이가 늠름한 한 청년이 되었다.


그 늠름한 청년이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되었다.


누군가에 도움을 늘 받던 이가 이제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잘되는 사람을 보며 부럽기만 했던 이가 이제는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을 받고 말았다.

많은 고난과 어려움이 있어 금세 포기할 것 같았는데 이제는 몸과 마음조차 참으로 튼튼해지고 말았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던 이가 이제는 새롭게 뭐든지 잘하는 그런 사람으로 훌쩍 커버리고 말았다. 늘 그랬다. 버티고 나아가면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되곤 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고 힘들면 잠시 쉬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