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삶 가운데 함정에 빠지다.
마흔의 삶 가운데 함정에 빠지다.
독버섯을 보면 참 이쁘기고 하고 먹음직하기도 하다.
봄이 어느새 왔는데 주변에 펼쳐져 있는 산나물이 도리어 독성 물질이 있다. 대표적으로 원추리의 경우, ‘콜히친’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다. 때론 봄날에 잘 먹는 두릅·다래순·고사리 등도 식용 가능한 산나물이지만, 고유의 독성분을 미량 함유하고 있다. 그렇게 맛있는 먹고 있는 고사리는 독초가 맞다. 생고사리에는 프타퀄로사이드라는 발암물질과 비타민 분해효소인 티아미나 이제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고사리를 삶으면서 쉽게 해결되고 프타퀄로사이드는 열에 굉장히 약하며 티아미나아제는 물에만 있어도 씻겨져 나간다는 특징 때문에 독이 있어도 잘 삶아 먹으면 된다. 찝찝한 마음이 있지만은 말이다.
평소 우리가 잘 먹는 것도, 보기 좋은 것도 때론 독으로 취급되어 절대 먹거나 만져서는 안 되는 것인데 알게 모르게 스며드는 그것들을 도리어 즐겨 사는 나의 삶이 참으로 부끄럽기만 하다.
① 자랑거리
남들의 칭찬이 굉장히 기분이 좋다. 우쭐되는 것은 아니지만 괜히 기분이 좋은 것은 숨길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 때론 독이 되곤 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면 극구 부인을 하지만 나도 모르게 교만해버리는 것이 참으로 당황스러울 뿐이다. 때론 남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거나 기분 나쁘게 만들어서 괜히 사람과의 관계가 꽤 어렵게만 만든다.
나는 그렇지 않은데, 남들이 그렇게 자랑하고 나를 낮게 바라보는 그 눈빛이 참으로 싫었다.
그도 나와 동일한 부족한 사람일 텐데 선을 넘어 자기 자랑에 바쁜 그 모습이 참으로 싫었다.
그냥 보통 사람도 경험하는 것인데 그는 그것이 큰 자랑이 되곤 했고, 어찌나 듣기 싫고 보기도 싫은지 나도 모르게 연락을 끊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리 잘난 것도 아닌데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싫었다.
그런데 나도 그가 싫은 것처럼 남들도 나를 싫어하는 것이 많았던 것 같다. 나는 평소처럼 그렇게 살아가는데, 그는 나 때문에 괜히 맘고생을 한 것 같았다. 한창 SNS를 하던 시절 나의 개인적인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나의 SNS 내용에 참으로 민감해하는 그들을 보게 된다. 어느 날은 근했는데 그리 불편했는지 나를 불러 SNS에 관한 이야기를 참으로 불쾌하게 말하는 한 리더도 있기도 하였다. 그렇게 싫었나 보다. 자랑질하는 그 사람에게 한마디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나 보다.
내 개인적인 공간인데도 누구한테 검사를 받고 검열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사실 많이 불쾌하였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실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내가 누군가에 자랑을 늘어놓았던 것에 참으로 부끄럽기만 했다. 사실 나의 자랑이 교만이 되어서 남들의 훈계가 참으로 듣기 싫었고, 지금 하고자 하는 일에 충실히 하고 하는 것보다 어느 때부터인가 내가 한 것인 양 자랑에만 몰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나도 모르게 진심으로 자랑에서 벗어나 점차 교만해하는 것을 보게 된다.
깊이 생각해 보면 나는 남들의 인정에 목말라 있었다. 그렇게 인정해주지 않으면 섭섭하기 일쑤였다. 나의 낮은 자존감 때문인지 어쨌든 나를 포장하고 자랑하려고만 했던 나의 모습이 너무나도 생각이 든다. 부끄러운 것도 있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사는 나의 연약함을 다시 직면하게 된다.
② 술
우리 아버지는 꽤 술을 많이 드시는 편이었다. 어릴 적 어찌나 술을 많이 드셨는지 저녁때이면 곤히 자는 자식들을 깨워 잔소리를 제법 많이 하시는 편이셨다. 그것이 싫어 절대 술을 먹지 않기로 약속했고 더욱 신앙인으로서 술은 절대 먹지 않기를 결심도 함께 하였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기 시작할 무렵 나도 모르게 술자리를 가게 되었고 선배들의 술 먹는 권유를 애써 거절하였지만 나도 모르게 그들과 함께 스며들고 말았다. 한잔이 두 잔이 되고, 하루가 며칠이 되어서 먹고 또 먹었다. 우리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나름 농담을 하면서 술을 먹곤 했다. 더욱 술을 제법 많이 먹는 리더 덕분에 자연스럽게 술을 더 먹게 되었고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더욱 좋지 않게 되었다.
술을 먹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혹들이 찾아왔다. 연약한 나로서는 그런 유혹들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거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하기 싫어 피하기도 했지만 결국 빠져드는 나는 결국 더 깊게 말려들고 말았다.
술은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 망한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술을 먹을 수밖에 없는 자리에 있기 마련이다. 최근 들어 그렇게 강요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술 먹지 않는 자를 도리어 배제해 버리는 것들이 참으로 불편하게 한다. 억지로 술을 강요하는 사람들도 참 많았다. 결혼한다며 여자친구를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도리어 민망하게 강요하는 그 모습을 참으로 싫었다. 주 5일 따라가며 시중 두는 것도 싫었고, 분위기 맞추지 못해 싫은 내색을 하는 자의 모습을 보면서, 적당함을 넘어서 높든 낮든, 어리든 많든 무작정 술을 권해 참으로 힘들게 만드는 이들도 참 많았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먹지도 않는데 안주만 먹는다고 눈치 주는 그 자리가 참 싫고 싫었다. 가고 싶지 않은데도 가게 되는 경우도 많았고 도리어 술로 평소 말하지 못하는 말까지 겁 없이 말하는 나를 보기도 하였다. 술은 내 정신까지 흐트러 놓았다. 술을 먹으니 용감해져서 더욱 깊은 죄의 자리에 손쉽게 가곤 했다. 술을 먹으면 먹을수록 느는 것은 술이었다. 그것이 나의 자랑인 양 살아온 내가 너무나도 부끄러울 정도로 나는 그것이 자랑이었다. “내가 하루에 8병을 먹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