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잠을 자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너무 많은 불편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침 하노이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어떻게 하면 비행기에서 잠을 잘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았다.
항공기에서 수명을 방해하는 요소를 찾아보았다. 우선 소음이다. 비행기는 날개 뒤쪽에서 소음이 가장 심하다.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배기음 때문이다. 이 소음은 귀 마개로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두 번째는 온도와 습도이다. 때로는 너무 추울 때도 있고, 항공기가 고장 났을 땐 더울 때도 있다. 이 온도는 의외로 쉽게 통제가 가능하다. 상공 10km 상공의 대기온도는 영하 30도이기 때문에, 이 대기와 엔진의 뜨거운 온도를 이용하기만 하면 기내에 적절한 기온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수면에는 아주 약간의 추운 온도가 적합하다. (이불을 덮었을 때 포근함과 따뜻함이 전해져야 한다.) 조금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면, 비행기는 상대적으로 많이 건조하다. 에어컨에서 사용되는 대기가가 기본적으로 열교환으로 수분을 뺏기기도 하고, 높은 고도에서의 공기가 상대적으로 건조하다. 당연히 코와 입이 마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 그리고 마스크가 있다면 활용하자.
세 번째는 낮은 대기압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대기압이 우리를 벙벙 뜨게 할 수 있다. 이는 포대기 효과와 정 반대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불로 꾹 눌러주는 힘이 없으니, 혈액 순환도 잘 안되고 손발이 붇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좌석에서의 불편함 역시 가장 큰 몪을 한다. 아울러 터뷸런스를 만났을 때 진동 역시 불편 요소에 포함된다.
하노이에서 처음 마사지를 받았다. 인터넷에서 정보 없이 직접 발로 찾아가 가격 흥정을 하고, 검증을 하느라 쉽지 않았다. 그리고 안전한 장소인지, 마사지사가 불건전한 사람인지 행여나 조폭이 나올지는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번쩍번쩍 화려한 네온사인과 "맛사~"라고 호객하는 사람들... 모든 게 어색했다.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간이침대 위에 누웠다. 침대 위는 넓지는 않지만 몸을 뻗고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약간 더웠으나, 에어컨 바람이 계속 나와 금방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마사지사는 가계 앞에서 우리를 호객했던 사람인데, 생각보다 악력이 상당히 강했다.
가계에서는 요가 음악이 나왔는데, 적절한 느린 속도의 편안한 분위기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소리의 크기가 너무 크지 않았으며, 스피커의 소리가 너무 지지직 거리거나, 선곡이 이상하지도 않았다. 적절한 분위기의 음악이 지속되어 흘러나왔다. 노래는 중간에 끊기지 않았으며, 편안했으며, 마음을 안정시켜 줬다.
마사지사가 안전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기 까진 조금 시간이 걸렸다. 과도한 마사지 범위를 초과하는 것도 아니었고, 마사지 사의 복장이나, 내가 갈아입은 옷, 그리고 마사지사의 응대 역시 과도하지 않은 것을 느끼는 데 까지는 약 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이후 마음을 편하게 먹고 마사지 침대 머리 구멍으로 머리 편히 놓을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경계하는 마음에 계속 주변을 살폈다.)
안마는 발 끝부터 시작이 되었다. 온종일 걷느라 피곤했던 내 발을 꾹꾹 눌러준다. 누군가 내 발에 이러한 압력을 가한 적이 없음이 느껴졌다. 이는 불쾌한 압력이 아니었고, 꾹 감싸고 눌러준다는 느낌이 든다. 잠시 후 발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발에서 혈액이 빠져나가 부기가 빠지고, 주위에 눌려있던 신경의 반응이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다. 발부터 시작된 마사지는 종아리 허벅지 등 어깨 그리고 머리끝까지 이동된다. 그리고 이 가벼운 느낌은 몸 전체로 퍼지게 된다.
발에서 종아리쯤 왔을 때, 내 기억이 혼미해진 것 같다. 편안한 분위기에 이러 한 근육의 이완되자. 졸음이 쏟아졌다. 사실 졸음이라기보다는, 안도감과 나른함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사실 마사지 소감을 길게 말한 이유는, 비행기에서 잘 자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여행에서 잠만 잘 자도 절반은 성공했다지 않는가? 비행기에서부터 잠을 잘 자고 도착지에 착륙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마사지에서 이러한 통찰을 얻었다.
우선 기온이다. 비행기에서 온도 조절은 얇은 이불이 필요하다. 경험상, 비행기는 항상 춥다. 반 팔 반바지를 입고 비행기를 탄다면, 이러한 온도의 위기에 너무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웬만하면 긴바지와 반팔 + 얇은 난방을 준비해 두자. 통상 담요를 더 달라고 하면 주기도 하는데, 승무원에게 얘기하기도 불편하고(성격상), 혹시라도 이불이 모자라 받지 못할 때도 있다.
소음과 진동은 무선 이어폰을 활용하도록 하자.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는다면, 비행기의 시끄러운 소음을 줄일 수 있다. 개인적인 팁이라면, 오디오북을 적극 활용하자. (진짜 책만 펴면, 잠들 수 있다.)
안대도 필수이다. 때에 따라서, 기내가 너무 밝을 때도 있다.(주간 조명) 그리고, 가끔 기내에 커다란 모니터가 내 좌석 앞에 있기도 한다. 이럴 때, 화면에서 번쩍 거리기라도 하면, 눈을 감고 있어도 눈을 뜨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ㅠ_ㅠ (넓은 다리공간 좌석이 이럴 땐 싫어진다.)
마스크를 이용하여, 습도를 유지하자. 일본에서는 가습기 마스크를 판매하기도 한다. (소문만 들어봤다.) 아 그리고 식사 후에는 꼭 양치를 하자. 내 입냄새에 잠 못 들 수도 있다.(이건 수면 후 일어났을 때 불쾌 한 느낌 MAX...)
신발은 살짝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던가, 양말을 갈아 신던가 하자. 땀에 젖거나, 신발의 압박은 다리 부종을 가속시킨다.
여행객용 목베개는 사용하지 않는다. 있으면 좋지만 너무 장비를 많이 갖고 다니면, 무겁고 번거롭다. 대신 해드 레스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목지지대의 양 날개를 90도로 접어준다. 그러면 고개가 좌우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것은 높낮이도 조절된다.
좌석을 적당히 뒤로 젖히자. 밥 먹을 때는, 좌석을 다시 앞으로 돌려야 하지만 식사와 디저트가 모두 마무리되면, 통상 좌석을 뒤로 눕힐 수 있다. 적정한 시기에 좌석을 뒤로 젖혀서, 상체를 릴랙스 시킨다.
마지막으로 너무 신경이 쓰인다면, 아주 소량의 알코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불안감과 감각을 둔화시켜서 마음의 안정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맥주만 마셔도, 내릴 때쯤 머리도 아프고 여행도 기분 안 좋게 시작된다. 따라서 웬만하면 술을 삼간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서 안전하게 비행-여행을 다니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잘 자고, 즐겁고 행복한 여행 다녀오시길!
아 추가로! 동남아 택시 어플인 GRAB을 가입할 때는 주의하자. 현지에서 새로 어플을 깔고 가입할 때 인증절차가 문제 생길 수 도 있는데. 이 때는 모든 로밍을 끈 상태에서 와이파이만 켠 상태로 진행해 보자. 그럼 가입된다. (휴대폰 전화번호가 꼬여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