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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손가락 Jul 08. 2024

<복수의 여신>

백 년 동안 오직 너에게만 복수할 거야

<복수의 여신> 송미경

1)분량은?

 6000자      


  단락장은?

쉬는 시간이 끝나갈 무렵 교실 (현재)– 세령이가 윤은율한테 ‘복수의 여신’을 외치며 교실로 들어서는 장면. 

한 달 전부터 운동회 연습이 시작(과거) - 세령이를 슈퍼삼겹살우먼이라고 놀리는 남자애들을 혼내주고 복수하는 윤은율. 특별히 반응을 보이는 조윤혁과는 평생 복수할 ‘백 년 원수’가 됨.

그다음 날부터 (과거) - 은율은 여자애들을 대표하여 ‘복수의 여신’이 됨. 여자애들은 저마다 복수의 대상을 정해 놓고 ‘복수의 여신’을 부르고, 종혁이는 윤은율만이 원수라고 한다. 

운동회를 며칠 앞둔 날(과거) - 은율이는 비오는 날 우산 없다. ‘긴 파마머리를 한 어떤 여자애’와 우산을 쓰고 가는 종혁이를 추적함.

집에 들어와서 (과거) - 은율은 집에 와서야 온몸이 비에 젖었음을 알아차림. 이틀 동안 열이 나고 몸살을 앓음. 

이틀째 결석한 날 밤 (과거) - 꿈을 꾸었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걷는데 조윤혁이 작은 눈으로 생글거리며 아주 큰 우산을 씌워줌. 포근하고 보송해져 몸이 가뿐해짐. 

다음 날 엄마와 병원에 감 (과거) - 3교시가 시작될 무렵 교실을 들어서다가 윤혁이와 처음으로 가까이서 몇 초 동안 마주 봄. 말과 행동은 짜증을 내고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지만 윤혁이가 우산을 같이 썼던 파마머리 여자래를 생각하면 화가 남. 

3교시가 끝나고 (과거) - 파마머리 여자애가 윤혁이 동생임이 밝혀짐. 크레파스를 빌려주고 비밀로 만들어 친해짐. 

 점심시간이 끝나고 교실에 앉아 있을 때 (현재) - 윤혁이와 복수를 위해 괴롭히고 뛰어다니는 건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 은율. 

운동회 총연습을 하고 교실로 들어오(현재) - 아픈 척하며 세령이가 말하는 복수 놀이를 안 함. 세령이가 멀리 전학을 가 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함. 

교실이 있는 3층 계단에서 (현재) - 윤혁이와 북수하러 다니는 것 말고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은 못하지만, 가슴이 쿵쿵거리며 뛰는 걸 처음으로 느끼는 은율. 오리 궁둥이를 흔들며 계단을 오르는 윤혁을 따라 달리며 ‘앞으로 백 년 동안 오직 윤혁이에게만 복수할 거라고 결심’함.      


2)어떤 인상 어떤 느낌을 받았나?

초등학생 첫사랑이야기다. 가슴 콩닥거리는 은율과 복수 놀이가 재미있는 윤혁이를 보며 그 시절로 돌아가 첫사랑 감정에 다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3)위 글의 매력은 어떤 점인가?

-이성을 향해 처음 느끼는 감정을 이런 감정은 무엇이라고 직접 말하지 않는다. 서서히 그 감정에 젖어가는 과정을 전개하여 문장을 따라 읽는 독자도 주인공이 되어 콩딱거리는 감정에 푹 빠져든다. 첫사랑의 당황스러운 설렘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대사 하나도, 사건 하나도 허투루 쓰인 게 없다. 슈퍼삼겹살우먼 친구 세령이를 놀리면 가만히 두지 않을 거라는 은율, “어쩔 건데?”라는 질문으로 첫 대화를 시작하는 윤혁, 그러다가 복수, 평생 복수, 백 년 동안 복수로 점점 둘의 관계는 밀착되어 간다. 마지막에는 은율이 ‘맥 년 동안 오직 윤혁이에게만 복수할 거라고 결심’까지 한다. 


-시간과 공간이 바뀌면서 장면 전환이 일어난다. 그래서 사건이나 인물 사이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정리된다.      

4)나의 첫사랑을 회상하여 서술하시오

시골에선 공주였다. 어떤 머슴애들도 감히 친구하자며 덤비는 녀석이 없었다. 괸심을 둔 아이도 없었고 그냥 밍밍한 맹물 같은 시절이 시골살이였다. 


초6 이른 봄. 고향을 떠나 도시로 전학을 갔다. 개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학교다. 학년마다 한 학급만 있던 작은 학교에서 다니다가 교실이 모자라서 이부제, 삼부제 수업까지 하는 도시학교는 하늘에서 우주선이 내려온 것처럼 크고 신비로웠다. 개미굴 속 까만 개미처럼 많은 학생 중에서 그 아이를 처음 본 건 언제였을까? 까마득하다.


 첫 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흙바람이 날리는 운동장 먼지 속에서도 유난히 빛나던 소년의 반듯한 얼굴은 아직도 선명하다. 운동장 옆 벤치 위로 등나무 꽃이 보랏빛으로 조랑조랑 열렸을 무렵, 바람처럼 날렵하게 지나가며 똘똘한 외모를 뽐내던 아이. 조가비처럼 봉긋 솟아오르던 어린 가슴을 콩콩거리며 뛰게 했던 열세 살 소년이다. 코밑에 까무스름한 솜털 수염도 나지 않고 말쑥했던 아이가 까까머리 중학생이 되어서 등하굣길에 마주치면 가슴은 콩닥콩닥 방망이질했다.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두근거리던 가슴만 그저 진정시키기에 바빴다.


백 미터 밖에서도 준수한 외모를 뽐내며 빛나던 ‘재필’이. 윤재필인지, 서재필인지 이제는 성씨도 기억이 안 나지만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며 사는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제라도 만나면 목소리 한 점이나 던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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