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마찰이 있어야 하는 이유
눈 오는 날 걷다 얻은 인생의 깨달음
2024.01.17(수), 서울.
낮부터 눈이 꽤 많이 내렸고, 눈이 쌓였다. 저녁이 되면서 비가 내렸고, 비에 눈이 녹고 있었다.
모든 거리가 미끄러웠고, 인도 위를 걷는 모든 이들의 발걸음이 조심스럽고 느려졌다.
평소 걸음걸이가 빠른 나도 마찬가지였다.
천천히 걸어도 미끄러워진 바닥에 헛걸음을 몇 번이나 했다.
눈길을 걷다가 문득 궁금증이 들었다.
왜 눈이나 비가 오면 평소랑은 다르게 바닥이 미끄러운 것일까?
매끈한 인도가 아닌 오돌토돌한 아스팔트 도로 위를 걸으며 힌트를 얻었다.
우리의 발걸음에 안정감을 주는 것은 ‘마찰’이었다. 마찰이 있었기에 우리는 땅을 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마찰과 전진....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문뜩 떠올랐다.
인생에서의 마찰은 고난, 어려운 경험이다. 인간은 고난을 겪으며 한 층 더 성장하게 된다.
인도 위에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마찰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인생에서도 넘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마찰이 있어야 한다. 즉, 내 인생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 고난과 어려운 경험들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일들을 계획하고 통제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살면서 한 번은 고난을 겪게 된다.
어차피 삶에서 고난을 겪게 된다면 고난을 대하는 생각이나 자세를 바꿔보는 건 어떨까?
"이미 마주한 고난에 절망하기보다는 이 또한 인생의 밑거름, 마찰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줄 것이다."라는 식으로.
역설적이게도 더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면, 더 어려운 일들에 계속 도전해서 인생의 레벨을 올려야 한다. 난이도 레벨 10의 경험을 겪고 이겨냈다면 난이도 레벨 7-8 정도의 경험은 쉽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인생에 너무 만족스러워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현재와 같은 삶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굳이 도전해야 할까?
그렇다. 왜냐하면 당신이 밟고 있는 땅이 앞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환경에 영향을 받아 바뀌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당신은 가만히 서있고, 땅이 움직인다면 당신은 어떻게 될까? 관성에 의해서 넘어지게 된다.
안 넘어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땅의 움직임에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 즉, 제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어느 정도의 도전과 앞으로의 전진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억하자. 인생이 너무 매끄럽다면, 마찰이 부족해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인생에서 마찰을 마주한다면, 기꺼이 기뻐하자. 이것만 뛰어넘으면 인생이 마주하고 있는 고통의 크기만큼 더 쉬워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