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아내의 한 마디, 그리고 계속되는 서른의 사춘기 넋두리
'여보는 80대가 되어도 그럴껄?'
과연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말이다.
앞선 2편의 글을 보고 '와 진짜 사춘기 같다'며 좌절하고 있는 나에게
"여보는 80대가 되어도 그럴껄?" 이라며
위로를 해주었다.
이게 참 놀리는 것 아니고 정말 사랑으로 해준 말이라는걸
부부들은 알지 않을까
'그런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그게 너야!' 라며
있는 모습 그대로를 말해주는.
(웃음)
나의 글은 늘 그런식으로 작성 된다고 말해주었다.
"의식의 흐름의 기법으로 작성 된것이다"고 말해준게
그래 그게 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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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관을 떠나 만난 세계는 과연 냉혹했다.
더 이상 나를 돌보아 주는 사람도 없고,
동시에 돌보아 달라고도 말할 사람도 없는 그런 세계.
그러나 또 그와동시에 돌보아 주어야 하는 사람들은 많은.
이 냉혹함은 비단 이 첫 시작이 '군대'여서는 아니었을 것이고,
누구나 그 교육기관을 벗어나면 마주하는 세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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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교'는 사실 내가 살아오면서 상상도 해보지 못한 '그 어떠한 것'이었다.
맨날 '군대는 무서워', '사람을 죽여야한다니', '내가 죽을 수 있다니' 등의 공포에만 휘말려 있었지
나라를 지켜야하는데 부조리들이 있고, 얼차려 등의 가혹함들이 가득한
숭고한 직업이면서 동시에 인권이란 없는 것만 같은 이상한 그런 곳이란 생각이 가득했으니
내가 그곳의 '지휘자' 로 가는 것은 사실 상상도 안해보는게 당연했다.
그러다 대학교에 입학 후,
그나마 원하던 카튜사에 떨어지고는
'그래 이럴거면 학교를 계속 다녀보자'며
4학년 내내 연달아 다닐 수 있는 ROTC에 끌리게 되었고,
무엇보다 군 장교 지원에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아버지의 열심을 그저 볼 수만 없었기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또 너무 적성에 맞았지 뭐람.
잘해서 적성에 맞은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고 한 조직에 속해서 하는게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또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싶었고.
주변에서 군과 가장 멀어 보였으나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 친구들의 인정이 또 나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동시에 또 나는 IVF 라는 기독교 공동체의 리더로
누구든 나는 사랑으로 품을 수 있을꺼라며 자신감에 차올라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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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니 이 군대는, 그리고 지휘자의 위치는
내가 사랑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나 역시도 사랑 받아야하는 자리였고,
그러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흠없이 잘해내야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하면 사회에서 요구하는 사람은 늘 그런 사람이지.
다만 군대의 특수성 때문에 고립되어 있으니 그것이 문제였던것이지.
그래도 그렇게 나는 잘 살아 내었고, 귀한 친구들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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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전역을 앞두고
세상에 나가기 위해 취업준비에 뛰어 들었다.
취업은 정말 온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정보를 가지고 와서 준비를 했다.
그렇게 성공을 하니 또 이게 이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동시에 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뭐든,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취업을 하였지만,
또 다른 시련들이 있었으니,
외딴곳에 혼자 지나게 되었고,
또 회사일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
나중에 회사 분들도 인정할 만큼의 힘듦.
이 또한 또 하나의 챕터 임에 의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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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지금의 아내를 소개 받아
인생 첫 연애를 하게 되었고,
만나면서 그 어느 하나 마음 속 불편함 없는 만남이 계속되었고,
바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 또한 너무나 큰 챕터이지 않나
그렇게
신혼생활을 즐기던 중
갑작스러운 부서 이동과 먼 길로의 이사.
이렇게 또 다른 챕터를 열면서
그와 동시에 우리에게 축복이 찾아왔으니,
이 건 정말 너무나 큰 챕터이다.
그렇게 또 하나의 챕터를 보내고 있다.
이 기간을 잘 살아 내었으면 싶고.
앞으로 정식 작가가 되면
이 각 챕터들을 잘 엮어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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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인생의 챕터들은 어쩌면 '챕터 찾기' 자체의 호들갑이 정말 호들갑일 뿐이고,
챕터가 많은건 당연한 인생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글들이 나의 삶을 잘 정리하고
세밀한 계획들을 잘 풀어내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하면서,
의식의 흐름이지만,
정말 나의 의식의 흐름과 그 인생 길이
잘 풀어내지면서
조금 더 정리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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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작가 시켜 주세요.
잘할게요.
저에게도 잘하고
브런치에게도 잘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