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만 폭격 와중에서 군대 내 폭력의 희생양이 된 젊은 병사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the Earth to Eternity)는 제임즈 존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1953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원작 소설은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 직전 하와이에 주둔한 제27 보병연대에서 복무한 작가 자신의 경험한 군대 내 폭력을 토대로 쓴 것이지만 등장인물과 사건은 모두 허구라 한다.
제목인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the Earth to Eternity)란 말은 키플링의 시 “상류층 출신의 병사들”에 나오는 “상류 출신 병사는 뻐기면서 떠들썩하니, 지상에서 영원히 저주를 받으리. 우리와 같은 병사들을 가엽게 여기소서”라는 구절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1941년 하와이 스코필드 미군기지. 이전 부대에서 트럼펫 연주자로 근무하였던 프루잇이 병장에서 상병으로 강등되어 배속되어 왔다. 프루잇은 뛰어난 복싱 선수로서 사회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도 하였다.
프루잇이 중대장인 홈즈에게 전속신고를 하자, 홈즈는 프루잇을 여기로 받아들인 것은 몇 달 후에 열리는 부대 복싱시합에 출전시키기 위해서라면서 복싱부에 가입하라고 한다. 프루잇이 만약 복싱대회에서 우승한다면, 홈즈 자신이 소령으로 승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루잇은 홈즈의 지시를 거부한다. 그는 이전 부대에서 복싱 스파링 중 실수로 친구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에 이후 복싱을 그만두었다. 홈즈는 프루잇에게 복싱을 하라고 강력히 압박하지만, 프루잇의 마음은 확고하다.
중대장 홈즈는 아무리 프루잇을 설득해도 그가 마음을 돌리지 않자 괴롭히기 시작된다. 중대 하사관들에게 프루잇을 괴롭혀 반드시 복싱부에 가입시키도록 하라고 명령한다. 다만 유능한 하사관으로서 홈즈를 보좌하고 있는 워든 중사(버트 랭커스터 분)만은 무심한 듯 그를 지켜보고 있다. 홈즈는 프루잇에게 허드레 일을 하도록 명령한다. 그리고 조금만 눈밖에 나면 가혹한 처벌을 가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가혹한 괴로움이 가해져도 프루잇은 이를 묵묵히 견딘다.
중대장 홈즈는 아내 카렌과 사이가 좋지 않다. 카렌은 군인들 사이에서 행실이 나쁘다는 소문이 떠들고 있다. 어느 날 워든은 카렌에게 접근한다. 처음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카렌도 계속되는 워든의 접근에 마음이 흔들린다. 얼마 후 워든과 카렌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주 만나면서 불륜 관계를 맺는다.
프루잇에게 친한 친구가 생겼다. 이탈리아 출신의 동료 병사 마지오(프랭크 시나트라 분)는 항상 프루잇에게 웃는 얼굴로 대해준다. 프루잇은 마지오를 따라 술집에도 가고 분위기 좋은 클럽도 소개받는다. 프루잇은 클럽에서 로레인이라는 여자를 알게 되어 점점 가까워진다. 그렇지만 프루잇은 부대에서 자신을 표적으로 하는 괴롭힘으로 인해 외출을 나오기도 쉽지 않다.
술집에서 마지오는 성질이 나쁜 하사관 팻슨과 시비가 붙는다. 이것을 시작으로 이후에도 마지오는 팻슨과 몇 번에 걸쳐 시비가 붙는다. 펫슨은 체구가 왜소한 마지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만, 마지오는 그때마다 조금도 굴하지 않고 반항한다. 젯슨은 영창의 간수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언젠가 마지오가 영창에 들어오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던 중 술을 마시고 돌아가던 마지오는 군기 위반으로 헌병에게 체포되어 영창에 갇힌다. 마지오를 벼르고 있던 펫슨은 드디어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매일매일 마지오에게 가혹한 폭력을 행사한다. 한편 프루잇은 로레인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외출을 하는 날이면 항상 로레인과 함께 지낸다. 그리고 카렌은 워든과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홈즈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프루잇이 외출을 나왔을 때 마지오가 탈옥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오가 프루잇을 찾아왔다. 마지오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는 영창에서 자신에게 가해지는 펫슨의 가혹한 폭력을 피해 살기 위해서 탈옥해 나왔다고 하고는 곧 숨을 거둔다. 프루잇은 부대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털어놓고 지낸 친구를 잃었다. 그날 저녁 부대 전체에 프루잇이 부는 슬픈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지고 모든 병사들은 그 소리를 들으며 숙연해진다.
마지오에게 폭력을 가해 죽인 펫슨이 술집에서 흥에 겨워 술을 마시고 있다. 프루잇이 그에게 다가와 밖으로 나오라고 한다. 골목길로 그를 데려가자 펫슨은 재크나이프를 꺼낸다. 프루잇도 칼을 꺼내 둘은 결투를 벌인다. 결투 끝에 프루잇은 펫슨을 죽였지만, 자신도 배에 깊은 상처를 입는다. 프루잇은 부상당한 몸으로 로레인의 집을 찾아간다. 로레인은 프루잇을 자신의 집에 쉬도록 하고 정성껏 간호한다.
프루잇의 부대에서는 프루잇이 탈영했다고 생각하고 병사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그렇지만 워든 중사가 이 일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게 단속하고 있다. 프루잇의 탈영을 보고도 하지 않고 무마하는 한편, 문제가 커지기 전에 프루잇을 찾으려 한다.
그러던 중 일본군의 진주만 폭격이 시작된다. 프루잇은 로레인의 집에서 라디오를 통해 그 소식을 들었다. 프루잇은 즉시 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하면서 말리는 로레인을 뿌리치고 집을 나선다. 프루잇의 상처는 아물지 않아 배에서는 다시 피가 흐른다. 프루잇은 경비병들의 눈을 피해 부대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래서 큰길을 피해 해변의 숲을 통해 부대로 접근하는데, 그만 경비병들에게 들켜버렸다. 경비병들이 정지하라고 소리치는데, 프루잇은 그 소리를 무시하고 부대를 향해 달린다. 그러자 경비병들은 총을 쏘고, 프루잇은 쓰러진다. 경비병들과 함께 달려온 사람은 워든 중사였다. 그는 부하들에게 속히 뒤처리를 하라고 명령한다.
미국 본토를 향해 떠나는 여객선 갑판 위에서 카렌과 로레인이 나란히 서서 멀어지는 하와이를 바라보고 있다. 알로 할로에의 음악이 슬프게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