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를 마치며

(제5장 ― 제8장: 소와 씨름에서 소를 잊기까지)

by 이재현

2부는 싸움에서 시작해

사라짐으로 끝난다.


처음에는 소와 씨름했다.
그림자를 직면했고,
괴물을 인정했으며,
억압이 아닌 통합의 길을 배웠다.


그 다음에는 길들이기의 시간을 통과했다.
반복의 힘을 믿었고,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조율했으며,
동굴로 내려가 가장 깊은 두려움을 만났다.
긴장이 아닌 경(敬)의 자리를 배웠다.


그리고 마침내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애쓰지 않음의 경지,
자연스러움의 회복,
죽음과 재생의 상징을 지나
일상 속 성학으로 스며들었다.


그러나 여정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깨달음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물고,
공(空)과 Self의 자리를 통과하여
마침내 본래무일물의 문턱에 이르렀다.


1. 씨름의 의미

2부의 핵심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자기를 고치려 애썼다.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고,
약한 부분을 숨기고,
더 나은 모습이 되려 했다.

그러나 이 부는 말한다.

없앨 것은 없고,
통합할 것만 있다.


2. 길들이기의 진짜 기술

길들이기는 억압이 아니라
반복이었다.

한 번의 결심이 아니라
매일의 귀환이었다.

이것은 특히
삶의 후반부에 있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젊은 날에는 성취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정렬이 중심이 된다.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더 가볍게 존재하는 것.


3. 소를 잊는 자리

가장 깊은 전환은
‘깨달은 나’를 내려놓는 순간에 일어났다.

여정이 끝날수록
‘나’라는 중심은 옅어졌다.

남는 것은
고요한 원(圓),
비어 있으나 충만한 자리였다.

여기서 우리는 알게 된다.

처음부터 소는
밖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4. 2부의 결론

2부는 훈련의 이야기였지만
결국은 가벼워짐의 이야기였다.

씨름은 필요했지만
영원하지 않았다.
훈련은 중요했지만
목적이 아니었다.

마지막에 남는 것은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움,
설명하지 않는 미소,
붙들 것이 없는 자유였다.


이제 질문이 남는다.

소를 잊은 다음에는
무엇이 남는가?


3부는
그 빈 자리에서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아무것도 얻지 않은 듯하지만
모든 것이 달라진 상태로.


2부는
투쟁에서 투명함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투명함이
어떻게 다시 세상 속에서 빛이 되는지를
살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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