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언제가 가장 좋아요?"라고 물었다.
엄마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가 엄마 품에 파고들었을 때인 것 같다.
주말 아침 언제나처럼, 먼저 일어난 너희는 엄마에게 와서 꼭 안아주고 뽀뽀를 해준다.
엄마는 그런 너희를 안고 엉덩이를 토닥거리고, 팔베개를 하고 마주 보는 그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조금 더 크면 해주지 않을 애정표현이 엄마는 정말 좋다.
"너희와 함께 침대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꼭 껴안고 있는 그때가 가장 좋아"
침대에 누워 마주 보던 유는 엄마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팔자 주름 두 개를 그림 그리듯 따라 그리며
"엄마 이건 뭐예요?"라고 물었다.
엄마는 당연하게 "팔자주름이지"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주름이 손가락으로 드로잉 할 만큼 선명해졌나 싶어서 놀라고,
도드라질 정도로 인가해서 놀라고 다급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너는 엄마 얼굴에서 틀린 그림 찾기라도 하는 듯 너와 다른 점을 찾아내느라 바빴다.
예전에 없던 점이 얼굴이 몇 개 생겼는데 유는 그 점들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물었다.
"엄마 그럼 이건 뭐예요?"
"점이지.."
"아 그럼 이거. 연한 갈색으로 된 이건 뭐예요?"
"그건.. 기미지.."
"기미는 뭐예요?"
"햇빛에 그을리거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
"어 그럼 엄마, 작은 바늘로 콕 콕 찌른 거 같은 이 구멍은 뭐예요?"
"그건 모공이지.."
"나는 없는데 왜 엄마는 이렇게 많아요.?"
'그러게 엄마가 뜻밖에.. 모공 부자가 되었구나'
녀석의 질문에 엄마는 늙음을 확인하고 있었서일까,
호기심 가득한 네 질문에 엄마는 정답을 말하듯 단조로웠지만 어쩐지 기분이 묘했다.
네가 말하는 모든 것들이 세월의 흐름일 텐데,
알리 없는 너는 늘어진 피부와 커진 모공이 마냥 신기한 것 같았다.
궁금하게 많아서 보이는대로 물어본 모든 것들에, 엄마는 거울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마음은 그대로인데 몸만 늙어 간다던'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게 하나 없다는 걸 또 이렇게 깨닫게 된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엄마가 지금은 잔주름도 있고 흰머리도 희끗희끗하고, 모공도 도드라져 보이지만
예전에는 피부가 백옥 같을 때가 있었단다.
모공이나 여드름 같은 걸로 고민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말이야.
너희를 낳고 키우면서 생긴 기미와
땡볕에 너희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다니고, 땡볕을 쳐다보며 매미를 잡고, 온갖 곤충채집으로 얻은 결과물이지만 이제부터 엄마가 관리라는 걸 한 번 해보려 해.
아빠의 지갑을 열어서 말이야.
엄마의 피부관리를 위해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너는 역시 효자였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