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견디는 법을 배우는 시간

by 이재훈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몰랐다.

혼자서 견뎌내야만 한다는 것을.


각종 매체에서 '시련을 이기는 법',

'시련을 극복하는 법'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같은 병이라도,

어떤 나무에겐 그 약이 전혀 듣지 않을 때가 있다.


고요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던 시간이 있었다


약이 들지 않는 고요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손을 대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았고,
가족은 아팠다.


투자는 팬데믹과 함께 무너졌고,
세상 가장 밑바닥에서 손을 내밀었지만,
그 사람은 떠나갔다.


한 달 분량의 처방약과 온전치 못한 나쁜 마음으로는

지옥의 문턱에 다가설 수 없었다.


소식을 들은 친구들이

서둘러 도움의 손을 내밀었다.

그 손길은 세상 그 어떤 위로보다 큰 힘이 되었다.


그들이 제안한 건

함께 백록담을 보러 다녀오는 것이었다.


함께 정상에 오르기로 한 날,

망가진 몸은 수백 번을 주저앉았다


친구들은 곁에서 그저 앉아주었다.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함께 앉고, 함께 걸었다.


그리고 고단한 여정에는 깊은 깨달음이 있었다.

정말 기나긴 여정 속에서도
아무리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만 나아가면
결국 도착할 수 있다.


그렇게 도착한 한라산 정상.

백록담은 돈보다, 사랑보다 달콤했다.

그 날의 필름 기록, 백록담



정상에서 내려온 후,

마음의 상처엔 굳은살이 단단히 자리했다.


누구나 느끼는 힘듦의 정도는 다르다.

하지만 외롭고, 기나긴 밤,

춥고, 혹독한 겨울이 당신께도 찾아온다면.


주저앉아도 괜찮습니다, 아파도 괜찮습니다.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것 만으로도.


언젠가 밝은 아침이,

그리고 따뜻한 봄이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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